[경북도 새마을운동 경북을 넘어 세계로! .8] 세계로 뻗어나가는 새마을운동 <끝>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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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9   |  발행일 2014-10-29 제14면   |  수정 2014-10-29
세계의 도움으로 이룬 ‘미러클 코리아’이제 세계를 돕는다
경북도, 2005년부터 ‘새마을’ 보급…아시아·아프리카 개발도상국 성과
자동화 시스템 통해 도자기 만들고 마을 주민 80%가 맑은 물 마시며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변화 주도
경북도의 ‘찾아가는 새마을 연수’에 참가한 베트남인들이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의 새마을운동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경북도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새마을 연수’를 시작한 것은 물론, 전세계의 새마을 지도자를 초청해 방문, 견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새마을리더 해외봉사단 파견 역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북도는 다음 달 중으로 지역대학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새마을 연수를 실시할 방침이다.

◆새마을운동 의의와 성과

경북도는 이달 중순 베트남을 시작으로 ‘찾아가는 새마을 교육’을 시작했다. 저개발국의 공무원, 주민이 직접 한국에 오지 않고도 현지에서 경북의 새마을운동 전문가에게 연수를 받을 수 있게 된 것. 이번 교육은 경북도, 새마을세계화재단, 농업기술원,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 등이 합동으로 강사진을 구성하고, 새마을운동에 대한 기본이해, 경북도 새마을시범마을 조성사업에 대한 인식을 통한 지원협조 체제 강화, 해당 국가나 다른 국가의 성공스토리 제시 등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진행됐다.

지난 23~24일에는 세계의 새마을 지도자 45명이 새마을운동의 현장을 보고 배우기 위해 경북도를 방문했다. 경북지역 곳곳의 새마을운동 관련 현장을 둘러본 이들은 ‘좀 더 잘 사는 방법’을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이틀간의 방문일정을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다.

이들을 구미에서 만나 새마을운동의 의의와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마야둔네 무디안셀라제 프리얀타 쿠마라 마야둔네 스리랑카 농업개발사업부 차관보는 “현재 스리랑카 4개 마을에서 새마을운동이 진행 중이다. 가장 큰 변화는 ‘우리도 뭔가 할 수 있다’ ‘바꿀 수 있다’는 마인드가 생겼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둘째는 마을 사람의 수입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도자기를 만들어 판매한다. 예전엔 손으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새마을봉사단의 도움으로 전기가 들어오면서 자동화 시스템으로 도자기를 만들게 됐다. 당연히 도자기 생산량과 수입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리랑카에서 새마을운동이 더 확대되길 바란다고 했다. 마야둔네 차관보는 “새마을운동이 스리랑카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 좋은 효과를 주고 있다. 협력과 자조정신 등 한국에서 배운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가치를 스리랑카에 돌아가 적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르완다 무심바 마을 지도자 자바노라 타르시세씨는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마을의 소득이 크게 늘었다”며 “새마을세계화사업이 시작되기 전엔 농지가 없어서 쌀 생산을 아예 못했지만, 지금은 마을 주민이 직접 생산한 쌀을 먹고 있다. 쌀 생산량이 새마을운동이 시작되기 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예전에는 맑은 물을 마실 기회도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마을 주민 80%가 맑은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모두 새마을운동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을 아이들이 새마을운동 덕분에 학교도 다니고, 교육을 받을 기회도 생겼다. 이제 마을의 어린이 90여명이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제대로 된 자기 집이 없던 마을 주민들도 새마을사업 이후 봉사단원들의 지원을 받아 스스로 자기 집을 만들게 됐다. 미래에도 새마을운동을 바탕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필리핀 발렌카깅 마을의 주민이 돼지 사육장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 마을에선 경북도 새마을리더 해외봉사단의 도움으로 돼지 사육을 시작해 소득을 늘려가고 있다. 경북도는 전세계의 빈곤퇴치를 위해 새마을세계화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새마을세계화 완성 희망”

경북도는 2005년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 선도적으로 새마을운동을 보급해오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일찌감치 새마을세계화사업에 앞장서,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김 도지사에게 경북도의 새마을운동은 어떤 의미일까.

김 도지사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새마을운동의 전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광복 이후 70년대까지 한국은 말 그대로 ‘가난의 역사’ 그 자체였다. 국민 대다수는 극심한 가난에 허덕이며 한 서린 보릿고개를 경험해야 했고, 외국 원조로 굶주린 배를 채워야 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새마을운동”이라며 “이제 한국은 무역 규모 1조달러가 넘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2009년에는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에 가입,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국가 위상이 완전히 탈바꿈해 ‘미러클(Miracle) 코리아’로 불릴 정도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대의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우리가 그때 받았던 그 도움을 갚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갖가지 오해와 일방적인 저평가는 경북도의 새마을세계화사업에 큰 난관이 되기도 했다. 새마을운동을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기까지 이런 내부적 문제 외에도 극복해야 할 애로사항이 적지 않았다고 김 도지사는 털어놨다.

김 도지사는 “한국에서 성공한 모델이 다른 나라에서도 적합하고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 환경, 기반시설이 다르고 국민성과 지도자의 마인드 등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 의지와 마을 지도자의 역량에 따라 온도 차가 존재한다”며 “인도의 경우, 2년 동안 새마을세계화사업을 시도했지만 카스트라는 신분제도가 워낙 굳건해 결국 벽을 넘지 못하고 철수한 사례가 있다. 무엇보다 새마을운동의 핵심은 자발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인데 ‘공동체’나 ‘협업’의 개념이 약한 현지 주민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언어 차이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 부족한 현지 정보, 당장 무엇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주민들과 새마을봉사단원 간의 신뢰문제도 풀어야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새마을세계화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힘든 점도 있지만, 보람을 느낀 적도 많았다고 했다. 김 도지사는 특히 세계화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방문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2012년에 아프리카 새마을세계화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이다. 현지 시범마을을 둘러보면서 마을 주민과 봉사단원 간의 간담회를 진행할 때 마을 이장이 새마을에 대한 열정을 느꼈는지 나를 ‘Mr. 새마을’이라고 부르면서 자기네 마을도 한국처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일회성으로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그때 ‘Mr. 새마을’이라고 나를 부르는 그들의 간절한 요청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Mr. 새마을’이라는 호칭에 맞도록 실천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확고해졌다”고 설명했다.

경북도는 향후 지구촌 새마을운동의 성공을 위해선 국내 협력은 물론 국제기구와의 네트워크 구축도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을 통해 개별 국가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UN과 적극 협력해 보다 많은 국가에 새마을운동을 전파함으로써 국제사회 빈곤퇴치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UNDP와 협력방안을 모색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외교부-UNDP 간 MOU 체결로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 등 3개국에 시범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김 도지사는 “장기적으로는 새마을세계화사업이 한국형 원조모델, 국제적 ODA 사업 실천모델로 UN의 저개발국 빈곤퇴치 공식 프로그램으로 채택되기를 희망한다. 새마을운동이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 중남미로 확대돼 새마을사업의 세계화를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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