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이라도…감 농가는 웁니다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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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30 07:25  |  수정 2014-10-30 09:29  |  발행일 2014-10-30 제2면
상주 곶감 가공용 생감
하루 4만5천여상자 출하
작년 가격 3분의 1 수준
20141030
길게 늘어선 감 출하차량//올해 감 수확량이 크게 늘면서 상주지역 공판장에는 경매 처리 한도를 넘을 정도로 감 출하량이 급증하고 있다. 상주농협 공판장으로 향하는 도로에 감을 실은 트럭이 길게 늘어서 있다.

곶감 가공용 생감 가격이 폭락해 감 재배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9일 상주원예농협과 상주농협 등에 따르면 최근 감 수확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상주시내 3개 공판장에선 하루 4만5천여 상자(20㎏)의 떫은 감이 경매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주시는 올해 곶감 가공용 떫은 감 생산량이 2만여t으로, 지난해의 1만5t보다 33%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감 재배 농민들은 올 감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최소한 2배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감 가격이 폭락해 상자당 상품은 1만9천~2만2천원, 하품은 3천원 선에 경락되는 등 평균 상자당 1만2천~3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상자당 상품 5만원, 평균 3만3천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감 한 상자가 공판장에서 1만3천원에 경락되면 이를 출하한 농민은 경매 수수료 910원(경락가의 7%)과 하차비 300원을 떼고 1만1천790원을 받는다. 여기에 상자값 1천300원을 제하면 1만490원을 손에 쥐게 된다.

감나무의 위치나 일손의 숙련도에 따라 다르나 남자 2명과 여자 2명, 모두 4명이 한 조가 돼 감을 따면 하루 100상자 정도를 수확한다. 100상자를 수확하는 데 하루 인건비 50만원(남자 15만원, 여자 7만원, 식대 등 6만원)이 드는 것이다. 상자당 5천원꼴이다. 게다가 감 재배에 따른 인건비와 비료·농약값, 기타 농자재 가격을 제하면 사실상 손해라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상주원예농협을 비롯한 감 공판장은 떫은 감의 반입량이 경매 처리 한도를 넘어선 데다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 농민에게 감 출하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수확한 감을 보관할 방법이 없는 농민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감을 출하하고 있는 실정이다.

감 재배 농민 김모씨(54·상주시 낙동면 구잠리)는 “내년에 대학에 들어가는 고3 아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남의 감밭을 임대까지 해서 감농사를 지었는데 낭패를 보게 됐다. 손해 보는 줄 알면서도 감을 수확하고 출하하자니 힘이 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글·사진=상주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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