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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찰스 랭글 의원과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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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14


저출산, 고령화시대 맞아 우리나라 60대 이상의 취업자가 20대를 추월해

노인의 경험과 전문성 활용···지역사회, 국가에 도움돼

미국의 중간선거가 화제다.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이 불리하다는 예상대로 상·하원 모두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고 공화당이 승리했다. 예외도 있다.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찰스 랭글 의원, 뉴욕주의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이다. 22선 의원이었으나 이번에 87.4%의 압도적 지지로 승리해 23선 고지를 넘었다. 6·25전쟁 참전 용사이자 대표적인 친한파인 찰스 랭글 의원은 1930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85세이다. 이 노인이 열정과 헌신으로 지역민의 새로운 선택을 받은 것이다. 필자는 지난달 뉴욕시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한국식품 홍보행사를 열면서 찰스 랭글 의원을 만났다. 배, 김치, 김 등 한국 농식품을 좋아한다면서 특별히 배를 칭찬했다. 맛과 당도가 뛰어나다고 하면서 자신의 손녀가 한국산 배를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한국 식품과 한국을 좋아하는 미국 정치원로의 함박웃음에서 푸근한 정서를 느꼈다.

지난달 하순 중국 상하이에서 세계 굴지의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오민주 B2B사업 대표를 만났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해 대박을 터뜨린 알리바바 사업분야 대표라 나이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과는 달리 오 대표는 젊은 여성이었다. 1975년생이다. 어떻게 젊은 나이에 세계적인 기업의 대표가 되었냐고 묻자 전자분야에서 자신의 나이는 너무 많다고 했다. IT분야는 젊은이의 창의와 다양성, 속도감이 필요한 분야이다. 대조적으로 경력과 경륜이 경쟁력이 되는 분야도 있을 것이다. 일은 나이로 하는 것이 아니고 열정과 아이디어로 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필자는 1955년생이다. 이른바 ‘베이비부머’ 첫 세대이다. 은퇴를 준비하면서 노후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도 있다. 부친상, 모친상 등의 부고를 보내오는 친구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본인사망’ 부고도 수시로 날아온다. 60세면 적은 나이가 아닌 것이 분명하고 나이에 맞게 처신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본격적 고령화 시대이고 과거와는 다른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60세 은퇴가 당연한 것이 아니고 전문성과 경륜을 활용할 시기이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다. 경륜이 쌓이고 판단이 성숙해지는 60세 이후 각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후손과 국가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

최근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다. 호주, 캐나다와의 FTA 비준동의도 논의 중이다. 우리가 처한 경제, 안보, 외교 등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교역확대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다만, 어려운 우리 농어업 부문에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 그러나 두려워하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이럴 때일수록 연륜을 가진 원로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찰스 랭글 의원은 한·미 FTA가 교착상태에 있을 때 한국을 방문해 이해관계자의 설득과 조정을 강조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통상 이슈도 늘어나고 복잡해진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전략과 경험, 지혜를 가진 원로의 역할이 필요하다. 필자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한·중 마늘협상, 한·미 간 광우병 쇠고기협상, 한·미 FTA 협상 등 주요한 대외협상 현장을 몸소 겪었다. 그때의 경험과 교훈이 농산물 수출증대와 농업 경쟁력 확보, 농업 장기 비전 구상에 큰 도움이 됐다.

올해 2분기에 우리나라 60대 이상 취업자가 20대를 추월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따른 인력구조 변화이다. 60대 이후에 은퇴를 구상하며 여가시간만 보내서는 안 된다. 그동안의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 개인은 물론, 지역사회와 국가에 도움이 된다. 고용, 복지, 성장, 분배, 외교, 통일, 통상 등 산적한 현안이 눈앞에 있다. 산업 간 갈등도 심하고 계층 간·지역 간 갈등도 겹쳐온다.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줄 경륜 있는 원로가 절실히 필요하다. 85세의 미국 정치원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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