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폐암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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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18 07:52  |  수정 2014-11-18 07:52  |  발행일 2014-11-18 제21면
흡연지수(하루에 피우는 개비 수X흡연연수) 600이상이면 폐암 고위험군 분류
50세 넘으면 정기적 가래 세포검사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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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권 교수가 폐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폐암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동산병원 제공>

탤런트 김자옥씨가 지난 14일 향연 63세로 별세했다.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고, 최근 암이 재발해 항암 치료를 해왔으나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폐암에 따른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폐암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도 암 사망의 제1 원인이다.

폐암은 기관, 기관지, 폐포의 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잃고 무질서하게 증식하는 현상에 의해 발생한다. 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박창권 교수는 “최근 암의 발생과 유전자 이상의 관계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지만, 세포가 왜 암으로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치 않다”며 “암은 주위의 조직이나 기관을 파괴하고 증식하면서 다른 장기로 퍼져 나가 여러 종류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편평상피암 빈도가 최다
남성 폐암의 60%나 차지
폐암의 15∼20% 소세포암
증식 빠르고 전이 잘돼

15초간의 X-선 단층검사
작은 폐암도 발견 가능


◆ 폐암의 종류

폐암은 크게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뉜다. 비소세포 폐암은 다시 선암, 편평상피암, 대세포암, 선편평상피암 등의 조직형으로 분류된다.

폐암은 발생하기 쉬운 부위, 진행형식과 속도, 증상 등이 다양하다. 편평상피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생빈도가 높으며 남성 폐암 중 60%, 여성 폐암 중 25%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많은 선암은 남성의 폐암 중 18%, 여성의 폐암 중 50%를 차지하며, 일반적인 흉부사진에서 발견되기 쉬운 ‘말초형’이라고 불리는 폐의 말초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세포암은 증식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폐암 진단이 내려졌을 때는 암이 이미 상당히 커져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소세포암은 현미경으로 보면 림프구와 닮은 비교적 작은 세포로 이뤄져 있으며, 귀리처럼 생긴 작은 세포로 보인다고 해서 ‘귀리 세포암’이라고도 불린다. 소세포암은 폐암의 약 15~20%를 차지하는데, 증식이 빠르고 뇌, 림프절, 간장, 부신, 뼈 등으로 잘 전이하는 악성도 높은 암이다. 그러나 다른 조직형의 폐암과는 달리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에 매우 큰 효과를 나타내는 암이기도 하다. 좀처럼 낫지 않는 기침이나 흉통, 호흡 시의 색색거리는 소리(천명), 숨 차는 현상, 혈담, 목이 쉬는 것, 얼굴이나 목의 부종 등이 일반적인 증상이다.

편평상피암이나 소세포암에 많은 폐문형 폐암은 기침, 가래, 혈담 등의 증상이 잘 나타난다. 선암에 많은 말초형 폐암은 암이 작을 때에는 증상이 없는 경향이 있으며, 건강검진을 통해서나, 고혈압 등 기타 질환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방문했을 때 발견되는 일이 많다.

때로는 전이병소의 증상(예를 들면 뇌전이에 의한 두통, 뼈전이에 의한 요통 등 뼈의 통증)이 최초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간혹 흉통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폐암이 흉벽에 침범하거나 흉수가 고이기 때문이다.

폐소세포암은 각종 호르몬을 생산하기 때문에, 드물게는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에 의해 쿠싱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신체 중심부의 비만, 보름달같이 동그란 얼굴, 전신의 피부색이 검어지는 현상, 혈압의 상승, 혈액 중의 칼륨치 상승 등의 증후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외에도 항이뇨 호르몬의 생산에 의해 혈액 중의 나트륨 함량이 낮아져 식욕부진, 신경증상, 의식장애, 구역질, 구토, 다뇨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세포암에서도 나타나는 세포의 증식을 늘리는 인자의 분비에 따른 백혈구 증가증이나 발열, 간종대가 출현하는 경우도 있다.

◆ 폐암의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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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박창권 교수

박 교수는 “폐암의 원인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흡연을 가장 큰 요인(위험인자)으로 꼽는다”며 “특히 소세포암, 편평상피암은 흡연과 관계가 깊다”고 강조했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일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며, 흡연지수가 600 이상인 ‘중흡연자(하루에 피우는 개비 수X흡연연수=흡연지수)’는 폐암의 고위험군으로 취급된다.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약 4.5배나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며, 흡연 시작 나이가 어릴수록 확률이 높아진다. 흡연은 본인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폐암 중 10~20%는 흡연과 관계가 없다고 한다. 대기오염이나 다른 환경요인, 방사성물질, 석면 등과의 관련성도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건강보험에 의한 폐암 검진을 2년에 한 번씩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검진을 통해 폐암을 발견한 환자의 비율은 전체의 10% 미만이지만, 기침이나 가래, 혈담 등의 자각증상을 통해 발견된 폐암 환자에 비해 검진에서는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폐암 검진은 일반적으로 가슴의 엑스선 사진과 객담 세포 검진이라 불리는 가래 검사로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나선CT라고 불리는 약 15초간 하는 폐의 엑스선 단층검사가 실시돼, 보다 작은 폐암도 발견되고 있다.

폐의 안쪽에 생기는 폐암(폐야형) 은 엑스선 사진으로 쉽게 발견되며, 흡연과도 별로 관계가 없기 때문에 40세 이상이라면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검사받을 필요가 있다. 폐의 입구에 생기는 폐문형 암은 흡연과 관련성이 크고 엑스선 사진에 잘 나타나지 않지만, 가래 속에 세포가 떨어져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래의 세포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특히 50세 이상이며 중흡연자라면 폐 입구 부분에 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므로, 가래의 세포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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