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울고 웃는 ‘직구족’

  • 박주희
  • |
  • 입력 2014-11-21 07:40  |  수정 2014-11-21 09:19  |  발행일 2014-11-21 제12면
블랙프라이데이 앞두고 원·달러 1년3개월 만에 최고치
20141121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8.8원 오른 1,115.1원으로 마감한 20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급격히 오름세를 타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미국 직구 매력을 반감시키는 반면, 계속 떨어지는 원·엔 환율에 일본 직구는 활기를 띠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달러당 8.8원 오른 1,115.1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8월13일(1,115.3원) 이후 1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게다가 지난달 말만 해도 1,040~1,05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이 한 달도 채 안돼 60~70원가량 오르자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해외쇼핑을 설레게 기다리는 직구족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美 직구족 ‘울상’
“가격대 높은 제품
구매 금액 급증”

원·엔 환율은 ‘뚝’
6년여 만에 930원대
日 배송대행 건수
1년새 107% 늘어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 TV를 구매할 예정이었던 직장인 박모씨(29·대구시 달서구 도원동)는 “달러 환율 상승은 직구족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짧은 시간 내에 급등해 직구 매력이 급하락하고 있다”면서 “특히 가격대가 높은 제품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가격차가 크다. 이번 TV 구매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건값 인상에 관세까지 합하면 예상 구매금액을 넘을 수밖에 없다. 대신 이외에 직구 위시리스트에 올려뒀던 의류, 그릇 등은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구매를 자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구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환율 상승에 당분간 직구 접을까봐요’ ‘블프가 의미가 없겠어요. 몇주 전에 세일하던 제품 미리 사놓을 걸’ ‘블프를 겨냥한 환율 오르기는 아니겠죠’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반해 엔저 영향으로 일본 제품 가격이 저렴해지자 일본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 직구는 증가하고 있다. 이날 원·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4원 내린 939.81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940원 아래로 하락한 것은 2008년 8월12일(938.9원)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2011~2012년 100엔당 1천500원대에 이르기도 했던 원·엔 환율이 그동안 시장에서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왔던 940원선 아래로 내려앉은 것이다.

국내 최대 해외배송대행업체인 몰테일은 지난 9~10월 일본 배송대행 건수가 1만3천700건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6천600건)보다 107% 늘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직전 2개월인 7~8월 일본 배송대행 건수(1만1천건)와 비교해도 24% 증가한 수치다.

몰테일이 이 기간 배송을 대행한 일본 직구 상품 가운데 인기 1위는 헤어 클리닉 제품 3종 세트인 ‘하오니코 라메라메 3단계’였다. 일본 온라인몰 아마존이나 라쿠텐에서는 이 제품을 1만5천엔(약 14만원) 정도에 살 수 있지만 ‘엔저 쓰나미’에도 국내 판매가는 50만~60만원대에 달한다. 이어 인기 순위 2·3위는 ‘마이보틀’(직구가 1만5천원대·국내 판매가 3만원대)과 ‘로이스 생(生) 초콜릿’(직구가 7천원대·국내 판매가 1만8천원)이 차지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주희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