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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중국에 대한 경쟁력 확보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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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21

한반도에서 중국 영향력
빠른 속도로 확대
우리가 가진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실력을 갖춰야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한국은 중화경제권으로의 편입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 속에서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해 나가면서 자존감을 유지하는 일은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큰 숙제가 될 것이다.

얼마 전 서울의 유명 대학을 방문한 적이 있다. 벤치에 앉아서 지나가는 대학생들을 무심코 지켜보고 있는데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중국 유학생이 눈에 띄었다. 눈을 감고 있으면 ‘여기가 중국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중국어 대화가 들렸다. 단편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정말 중국 유학생이 많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명문 대학이 이 정도라면 다른 대학은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규모 면에서 양국 사이에 워낙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영향력을 체감하는 정도 면에서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기도 했다. 정작 유학을 온 사람은 중국 기준으로 얼마 되지 않는데, 양국 사이에 놓인 규모의 차이가 체감 정도를 크게 높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한 가지 사례는 몇 달 전에 중국의 명절을 맞았을 때의 일이다. 남산 주변에서 결혼식에 참석할 일이 있었는데 얼마나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서울을 방문하였는지 실감한 적이 있다. 관광객을 태운 대형 버스들이 남산 인근에 주차 장소를 확보하지 못해서 남산 외곽 도로를 수없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자연히 교통 정체가 극심하였다. 내 입에서 나온 한 마디는 “정말 많구나”라는 단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근래에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 중국 관련 기사가 부쩍 늘고 있으며, 중국 정치권의 동향과 경제 관련 뉴스는 비중 면에서 급증하고 있다. 이제 중국의 명절에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의 놀라운 구매 활동은 매년 기록을 갱신하는 일이 일상적인 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세상이 평등하다고 하지만 국제 사회에는 실질적인 힘의 우위에 따라 많은 것들이 결정된다. 상대방의 호의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그 전제 조건은 호의를 받는 사람의 실력과 준비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된다. 이 같은 국제 사회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이해한다면, 한국은 지금의 현안 과제뿐만 아니라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당장 한반도의 통일 문제는 중국의 절대적인 협조 없이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자신들과 협조적이지 않은 세력들이 긴 국경선을 만나는 불편함을 그들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인 중심으로 통일을 당연시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정도 중국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꾸준한 대화를 통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음을 인식시키는 일은 시간을 갖고 추진되어야 할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국의 당국자들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충돌되는 부분이 없지 않기 때문에 쉬운 과제만은 아니다.

이런 난제들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가 확실하면 우리는 정체성과 자존감을 확보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갖춘 실력이다. 탄탄한 경제력이 해답이다. 여러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계속해서 확보하는 일은 우리의 미래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또한 우리는 실사구시(實事求是)하는 정신으로 매사를 합리적, 실용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는 강국들의 패권 추구 속에서도 나라의 생존과 정체성을 굳건히 유지할 수 있었던 나라들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네덜란드, 벨기에, 베네치아 등과 같은 나라들이 모두 그런 반열에 드는 국가인데 그들은 공통점이 있다. 극단적인 이데올로기를 멀리하고 실용적인 관점으로 문제 해결을 추진한 국가였다는 점이다. 우리가 가진 난제들을 실용적인 관점으로 척척 해결해 가는 일도 우리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지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함부로 대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실력을 갖춘, 존경할 만한 국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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