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줌인] '대구희망진료소’ 개소

  • 최미애,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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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2 07:27  |  수정 2014-11-22 09:01  |  발행일 2014-11-22 제6면
노숙인·쪽방 주민에 통합의료 서비스
진료소 접근성 좋아 방문객 두배 증가
20141122
21일 곽병원 별관에 들어선 대구희망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노숙인들을 상담, 진료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21일 오전 11시30분쯤 대구시 중구 곽병원 별관 2층 대구 희망진료소. 고혈압, 당뇨를 앓고 있는 정주열씨(가명·48·중구 성내동)가 건강상태 확인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5평(16.5㎡) 남짓한 공간에 들어서자, 대구 쪽방상담소 직원과 대구종합노숙인지원센터 소속 간호사가 정씨를 맞았다.

정씨는 2010년초부터 노숙생활을 하다 2011년 1월 자립해 살고 있다. 정씨는 “교통이 편리한 곳에 들어서 매우 좋다”며 “갑자기 통증이 왔을 때 약국에 가지 않고 의사 처방을 받아 약을 탈 수도 있어 더욱 편해졌다”고 말했다.

서구·북구 진료소 통합
곽병원, 진료 장소 제공
5개 병·의원 2차 진료도
대구역 등 노숙인
의료 서비스 혜택

대구에 노숙인·쪽방주민을 대상으로 통합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기존 진료소를 합쳐 통합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대구가 처음이다.

<사>자원봉사능력개발원 부설 대구쪽방상담소와 대구종합노숙인지원센터는 서구와 북구에서 각각 운영하던 진료소를 통합한 ‘대구희망진료소’ 개소식을 지난 18일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공중보건의를 포함한 3명의 의료진이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진료 대상은 대구지역 5개 노숙인 쉼터와 대구종합노숙인지원센터에 등록된 노숙인과 대구지역 쪽방촌 주민이다.

신분이 확인되지 않거나, 등록되지 않은 노숙인과 쪽방 주민들도 임시 절차를 거치면 1차 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진료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정밀한 진료가 필요할 경우 곽병원을 포함한 5개 병·의원에서 2차 진료도 가능하다. 개소 이후 매일 20여명의 노숙인 등이 이곳을 찾고 있다.

앞서 대구쪽방상담소와 대구종합노숙인지원센터는 2004년부터 쪽방 주민과 노숙인을 위한 무료진료소를 개별적으로 운영해 왔다. 2012년부터 인력 축소로 대구종합노숙인지원센터의 무료진료소에 공중보건의가 배치되지 않아, 대구쪽방상담소 무료진료소에서 노숙인 진료까지 병행했다.

이 때문에 대구역과 동대구역에 주로 거주하는 노숙인, 쪽방 주민은 서구 무료진료소까지 가야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에 두 단체는 각자 따로 운영하던 무료진료소를 통합, 접근성이 좋은 곳에 진료소를 두기로 결정했다.

의료취약 계층에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 공감한 곽병원은 진료소를 운영할 장소를 선뜻 제공했다. 곽병원에 희망진료소가 들어서게 된 것은 석교진 곽병원 가정의학과장과 동대구노숙인쉼터와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석 과장은 3~4년간 동대구노숙인쉼터의 주치의로 활동했다.

박남건 대구쪽방상담소 무료진료소 팀장은 “진료소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예전보다 방문하는 사람이 2배 정도 늘었다. 앞으로 더 많은 취약계층이 의료 서비스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무료진료소 측은 이전 사실을 모르는 노숙인들과 쪽방주민들이 행여 기존 무료진료소를 찾아가 헛걸음을 하지 않도록 부지런히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있다.

대구에는 273명의 노숙인이 동대구역 등 거리와 노숙인 쉼터에서 지내고 있다. 880명의 쪽방 생활인도 대구역 근처와 서구지역 쪽방촌에서 주로 생활하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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