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경주경실련 ‘갑질’ 논란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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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7 07:35  |  수정 2014-11-27 07:35  |  발행일 2014-11-27 제8면
[취재수첩] 경주경실련 ‘갑질’ 논란

경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주경실련)이 경주시와 정책간담회를 열면서 ‘갑(甲)질’ 논란에 휩싸였다.

경주경실련은 21일 오후 4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경주시-경주경실련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경주시에서 최양식 시장을 비롯한 각 국·소장 8명, 경실련은 공동대표, 지도위원, 집행위·부위원장, 사무국장, 간사 등 8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경주시 기본현황, 시정 주요현황, 질의답변 순으로 진행됐다. 간담회에서 경실련은 경주시 상위기관처럼 보고를 받았고, 경주시는 간담회 책자까지 만들어 정성껏 보고했다.

경실련은 시정 현안에 대한 질의를 사전에 제출했고, 경주시는 간담회 책자에 질의 답변까지 실었다.

경실련 질의에서 △공무원 비리척결 방안 △빅데이터 구축-스마트 시티조성 계획 △황성공원 일몰제 계획 △시설관리공단 설립 의향 등을 다그치듯 따졌다.

또 시정 질의에서는 △신라 56왕 6부전 건립 추진 과정 △버스정보 시스템 구축 △서울 노원구 상계동 폐아스콘 반입 문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을 물었다.

특히 경실련은 감사담당관을 배석시켜 2013년도 경주시 비리 적발 건수, 처리 결과 등 감사실적과 각종 보조사업 집행에 따른 감사실적까지 따져 물었다.

이번 간담회는 경실련이 경주시에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실련이 간담회를 요청하고, 경주시장과 각 국·소장을 불러 놓고 시정 현안에 대해 따진 것에 대해 시민은 꼴불견이란 지적이다.

경실련은 매년 1~2회 경주시와 간담회를 열어 왔다. 경실련과 간담회를 열면서 을(乙)로 둔갑한 경주시도 한심하다는 지적이다.

경주시가 특정 시민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여 간담회를 열고, 각 국·소장까지 참석시켜 2시간 동안 간담회를 연 것은 행정력 낭비란 지적도 일고 있다.

경주시가 특정 시민단체와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시민 소통 차원에서겠지만 다른 시민단체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것.

경실련은 우리 사회에 범람하고 있는 경제적 불의를 척결하기 위한 제도적인 개혁을 통해 경제적 공익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경주경실련은 이날 간담회를 가진 후 시내 모 식당에서 경주시 간부들과 술(일부 폭탄주)이 섞인 뒤풀이를 한 것에 대해서도 시민의 눈초리는 따갑다.

시민 김모씨(51·동천동)는 “경주시정의 불의 등을 감시해야 하는 경실련이 지나치게 시정에 간섭하고, 시민혈세로 술잔까지 나눈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경주경실련 관계자는 “전국적인 NGO로 경주시의 사업(예산)에 대한 정책질의, 정책건의, 정책분석 차원에서 매년 간담회를 열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주 송종욱 2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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