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폭력·약탈 불붙은 피켓시위

  • 입력 2014-11-28 07:43  |  수정 2014-11-28 07:47  |  발행일 2014-11-28 제16면
사흘째 퍼거슨 폭동 진정기미… 시위는 美 전역으로 확산
추수감사절 연휴 뒤 소강국면 전망 속 ‘장기화 불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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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 소요사태가 사흘째로 접어든 26일(현지시각), 중무장한 주방위군이 퍼거슨시 경찰청을 봉쇄하고 있다. 이날 주정부는 방위군 투입을 2천200명으로 늘렸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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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의 생명도 귀중하다”

[워싱턴·샌프란시스코·퍼거슨 연합뉴스]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촉발된 소요 사태가 26일(현지시각)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소요 사태의 진앙지인 퍼거슨 시는 물론 전날 대규모 지역별 시위에 동참한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도시에서 시위가 이어졌으나 지난 이틀간에 비해 규모가 줄어들고 대규모 폭동이나 약탈·방화와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았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하루 앞둔 이날 퍼거슨 시에서는 진눈깨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 오전부터 간헐적인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시청 건물 앞에서는 시위대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 대한 모의재판이 열렸고, 이 중 몇 명이 시청건물 안으로 진입해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외치다가 3명이 체포됐다.

미주리 주 정부는 25일 밤부터 주 방위군의 수를 기존의 세배인 2천200명으로 늘리고 추가 경찰 병력을 투입하는 등 퍼거슨 시내와 외곽의 치안을 대폭 강화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밤 9시 현재 퍼거슨 시내는 주 방위군과 경찰병력이 곳곳에 배치된 가운데 첫째 날과 둘째 날과 같은 대규모 심야 시위가 열리지 않고 있다.

퍼거슨 시 주민들은 이날 오전 자발적으로 청소작업반을 꾸려 시위대가 방화하고 약탈한 세인트 루이스 카운티 주변 상가와 거리를 청소했다.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댈러스, 애틀랜타 등 미국 주요도시에서도 심야 집회와 시위가 있었으나 이렇다 할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다. 영국 런던에서는 수천명의 군중이 모여 “손들었으니 총 쏘지마"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번 소요사태가 더는 격화되지 않는 데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폭력시위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강력히 경고한 것이 한몫한 데다 추수감사절 연휴라는 시기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시카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좌절감은 단순히 특정 사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많은 유색인종 공동체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이지만, 좀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좌절감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빌딩과 차를 불태우고 재산을 파괴하면서 시민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방식에는 관용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지난 24일 밤 시민운동가들과 전화통화를 갖고 퍼거슨 시 경찰의 법 집행 관행에 대해 ‘공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가 퍼거슨 시 경찰이 조직적으로 시민권리를 위반했다고 결론지으면 연방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퍼거슨 시 경찰에 대해 독립적인 감시기구를 설치하거나 새로운 훈련프로그램을 부과하는 등 강도높은 개혁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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