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농업 중심지 상주] 미래를 여는 상주농업 (1)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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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16 07:43  |  수정 2014-12-22 07:48  |  발행일 2014-12-16 제13면
三白의 고장서 ‘농업의 수도’로…고소득 시대 활짝
겨울 오이 60%는 상주산…육계·한우·양봉 전국 1위
고소득 작목 70여종 달해…명실상부 ‘귀농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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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0%를 차지하는 상주곶감. 올해는 감이 풍년이어서 다른 해보다 많이 생산되며 질도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상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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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 모동면 포도작목반원들이 수확한 포도를 들어보이고 있다. <상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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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 이희무씨는 상주시의 고소득 작목인 오이를 재배해 귀농에 성공했다. <상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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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백 상주시장이 성동 들판에서 농업인들과 벼농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상주시 제공>

정부부처의 세종특별자치시 이전이 이달 말이면 완료된다. 행정수도 건설의 필요성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십년전부터 거론돼 왔다. 그러나 수도권 세력의 반대에 부딪혀 실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 세력은 정부부처의 이전이 현실화된 2012년부터는 중앙언론을 통해 행정복합도시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데 총력을 쏟는 모습도 보였다. 겉으로는 비효율성을 이야기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세종시의 기능을 축소시켜 기득권을 지키려는데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모르지 않는다. 게다가 수도권에 남아 있으려는 공무원들의 의도가 정부부처 이전 실행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다.

경북도청 이전 선발대가 지난 4일 신도청 청사로 이사했다. 신청사 공정률이 96%에 이르고 내년 2월이면 준공될 예정이다.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졌으나 도청이전은 큰 문제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청사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경북도농업기술원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농업기술원 유치를 원하는 시·군은 오래전부터 물밑작업을 벌여왔다.

농업기술원 입지 결정이 늦어지면서 지자체 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기술원 이전이 세종시와 같은 우여곡절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농업과 관련해 가장 적합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입지에 대한 공개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시점에서 다섯차례에 걸쳐 농업기술원 유치를 원하고 있는 상주시 농업의 현재 위치와 미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짚어 본다.

◆삼백(쌀·누에·곶감)의 고장 상주

쌀·누에·곶감, 상주시를 상징하는 삼백이다. 삼백의 고장 상주. 요즘은 어느 시·군이든 농특산물에 대한 홍보가 활발하다. 뒤돌아보면 지역 생산물에 대한 홍보의 역사는 길지않다. 그러나 상주시는 특이하게도 농산물에 대한 홍보 자체를 생각지 않던 시대부터 쌀·누에·곶감을 상주라는 지명 앞에 붙였다.

시인이자 향토사학자인 박찬선 전 상주고 교장은 “쌀·누에·곶감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질이 좋기 때문에 삼백이 생긴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여기서는 뛰어난 농산물의 공통된 특징, 백색(白色)을 도출해서 하나의 용어를 만들어 지역의 상징으로 삼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상주 사람 사이에 특산품에 대한 개념이 이미 성숙돼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시대에서 앞서가는 농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셋 중에서 지금은 쌀과 누에의 위상은 전만 못하다. 우리나라에서 쌀과 누에의 중요성이 예전과 다른데다, 곶감이 뜨고 오이·포도 등이 강력한 특산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밥맛을 생각한다면 일품쌀로 대변되는 상주쌀의 질은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곶감 못지않은 상주 오이

“상주시는 고소득 작목이 다양한 것이 강점입니다. 오이·포도·복숭아·곶감 등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목이 70여 가지나 됩니다. 기술을 제대로 배우고 열심히 하면 누구든 생활에 필요한 소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상주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의 말이다.

기호식품인 상주 곶감은 일반에 매우 잘 알려져 있어 재론의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오이를 비롯한 다른 품목에 대해서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상주오이는 우리나라 겨울철 오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오이 재배는 초겨울부터 봄까지 이어지는데, 오이줄기는 다 자라면 길이가 20m에 이른다. 처음 옮겨 심을 때는 키가 15㎝에 불과하나 한 달쯤 지나서 열매를 맺기 시작하고 굵어진 오이를 따다 보면 어느새 길게 자란다. 줄기는 위로 계속 자라면서 열매를 맺고 굵은 열매는 수확을 하는 과정이 계속되면 중간의 줄기가 빨랫줄처럼 늘어난다. 그동안에 오이 한 포기가 길이 22m, 무게 150g의 열매 100개를 맺는다. 비닐 하우스에서 재배돼 나오는 오이가 마치 공장에서 생산되는 규격 상품처럼 크기가 고르다. 150g짜리 오이가 15㎏ 한 상자에 100개가 들어가는데, 요즘같은 때는 상자당 5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상주 농업의 힘, 다양한 작목

상주시에는 오이처럼 전국 최고의 수준이면서도 기대만큼 유명세를 타지 못하는 작목이 여럿이다. 포도와 배, 유기농인삼 등이다. 양봉과 육계·한우는 전국 생산량이 1위다.

이처럼 다양한 고소득 작목은 상주 농업의 최강점이다. 귀농인들이 상주시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특화된 고소득 작목이다. 삶의 터전을 옮기는 데 있어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일이 생계 유지 수단이기 때문이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의 말대로 이 작목 중 하나를 선택, 제대로 기술을 배우고 열심히 일하면 생활에 필요한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상주시로의 귀농에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 고소득 작목을 재배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70여개의 특화된 고소득 작목은 상주농업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큰 강점이다.

상주=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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