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를 찾아서] 사진동아리 ‘꿈이 오는 창’

  • 김호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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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17   |  발행일 2014-12-17 제10면   |  수정 2014-12-17
“사진은 주부로 바삐 사는 내 인생의 행복 촉매제”
안병서 회장과 주부 14명 20일까지 ‘찻집 다루’서 ‘삶…’ 주제 사진전
20141217
지난 9월 번개출사에 나선 꿈이 오는 창 회원들이 대구 북구 중지도 코스모스 길을 걷고 있다. <꿈이 오는 창 제공>

지난 12일 오후 2시, 근대골목 문화유산인 청라언덕의 인근 식당에서 사진 동아리 ‘꿈이 오는 창’(이하 꿈창) 회원들을 만났다. 총회가 열린 탓인지 분위기가 사뭇 진지했다. 동아리의 청일점이자 지도강사인 안병서 회장(51·달서구 이곡동)은 “사진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인가? 사진찍기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흔들어 놓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자리에 모인 회원들은 미리 준비한 듯 ‘나에게 사진은 아름다움의 비결이다’(진정림씨), ‘사진을 찍는 순간 그 자체가 쉼이다’(정덕희씨), ‘주부로 바삐 살다 우울의 시기가 왔고, 셔터를 누르고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하다보니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하게 되었다’(김경화씨), ‘열심히 일하면서 달려온 인생에 쉼표를 찍은 지 3년, 사진은 내 인생의 촉매제가 되었다’(박영화씨), ‘사진은 치열한 세상에서 다른 세상을 사는 느낌을 갖게 한다’(이영주씨), ‘같은 피사체를 한 발짝만 달리 해도 사진은 전혀 다른 느낌을 선물한다’(신수진씨), ‘사진을 통해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사물을 더 깊숙이 더 가까이 집중해서 보니까 참 행복해진다’(이영희씨), ‘생활이 곧 사진이고, 사진이 곧 생활이 되었다’(이영순씨), ‘사진은 책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 속의 작은 행복이다’(배혜정씨)라고 답변했다.

꿈창은 2008년 4월 대구 성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만들었다. 작년 5월 대구도서관 친구들 산하 사진동아리로 재창립됐다. 현재 회원은 14명으로 대부분 30~50대 주부다. ‘꿈창’은 사진을 찍어 공모전에 주력하는 타 모임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사진과 생활을 분리하지 않고, 평소 생각과 삶이 사진 속에 담긴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다. ‘사진은 마음으로 찍는다’는 생각과 철학이 깃든 사진이야말로, 그 사진을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움직인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출사와 가끔의 번개출사가 회원들의 우정을 돈독하게 한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공부에 집중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두 달 정도 ‘사진예술개론’ ‘사진을 잘 찍는 77가지 방법’ 등 사진기술과 사진철학 관련 세미나를 열었다. SOS마을 어린이 사진을 찍어 CD로 만들거나 북소리 축제에 참가해 행복 가족사진 찍기, 와룡 배움터 디카 교실 등 봉사활동에도 힘써왔다.

멋진 뷰 파인더가 달린 사진기 하나만 어깨에 매고 다녀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던 호시절도 있었다. 호사가조차 디카나 핸드폰에 자리를 내준 지금, 골목 사진관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사진은 대중화의 단계를 지나 어쩌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대. 기기의 발달은 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게 하였다. 막 찍어 좋고, 가볍고 손쉽게 누구나 찍기 쉬운 게 사진이 되었다. 사진 본연의 맑은 얼굴에 두껍게 분칠을 하고, 합성으로 굴절된 진실이 난무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꿈창은 초심으로 돌아가라 재촉한다. 회원들은 지금 오래된 흑백사진의 진한 감동을 준비하고 있다. 제7회 꿈창 사진 전시회가 ‘삶…’을 주제로 17~20일 ‘행복한 찻집 다루’(대구시 달서구 대천동)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로의 위안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인터넷 카페‘꿈이 오는 창’(http://cafe.naver.com/dream77777)을 클릭하면 된다.  stlabor@naver.com

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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