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특별시 대구 .2] 의료관광, 글로벌 허브로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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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18   |  발행일 2014-12-18 제10면   |  수정 2014-12-18
“수도권과 차별화된 중증질환 의료상품 개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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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의료관광이 질적 양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서울 등 다른 도시와의 차별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의료관광객들이 대구파티마병원 외국인 전용 병동인 ‘프라이빗 캐어 센터’(Private Care Center)를 둘러보고 있다. <대구파티마병원 제공>

지난 11월 초 중국 건강의료서비스 기업인 아이캉궈빈 덴탈분야 고위직 6명이 의료관광 시찰을 위해 대구를 찾았다. 매년 중국내 부유층 190만명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수만명의 의료관광객을 세계 각국에 보내는 아이캉궈빈의 대구 방문은 의미가 남달랐다. 이런 고위직이 대구의 치과병원, 성형피부과병원, 안티에이징 클리닉 등을 방문한 후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서울만큼의 쇼핑·관광 인프라는 없지만 의료서비스 수준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

대구시 관계자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중증질환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대구의 의료 질도 서울과 비교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며 “관광과 쇼핑은 서울·부산·제주에서, 의료서비스는 대구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의료관광 글로벌 허브로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 차별화된 의료시스템
중증환자 중심 상품으로 승부


의료관광은 메디시티 대구를 상징하는 브랜드다. 특히 대구시는 내년 의욕적인 의료관광 사업을 내놓고 있다. 지방 대도시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수하고 새로운 서비스 상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구의 의료관광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9년 2천816명이던 해외환자 유치실적이 2013년에는 7천298명으로 실환자 기준 2.6배, 연환자 기준으로는 3배 증가했다. 진료수입은 2009년 22억원에서 2013년 79억원으로 약 3.6배 늘었다.

의료관광과 관련한 경제적인 파급효과는 의료관광객 1인당 평균지출액이 382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총 27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의료관광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지난 3월에는 대구시가 5개 지자체와 경쟁,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의료관광클러스터 시범도시로 단독 선정돼 국비 8억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대구의 의료관광은 성장가능성이 있을까.

대구 의료계는 다른 도시와의 차별화된 의료시스템을 구축해야 서울 강남과 부산 서면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수도권의 장점은 의료, 쇼핑, 관광, 공연문화가 집적화된 것이다. 반면 비싼 숙박비와 진료비, 교통혼잡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장단점을 파악, 중증환자 중심의 의료관광 상품을 개발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 또 지역 전문 병·의원이 협진을 통해 다양한 상품개발에 나선다면 양적·질적팽창이 생각보다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성형외과에서 간단한 수술을 받고 2~3일 뒤 피부과에서 잡티 제거 등 비수술적 치료를 받는다. 이후 치과에서 치아 미백을 하고, 한의원 또는 휴양시설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는 힐링개념의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이 같은 협진이 이뤄져야만 수도권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실제 대구는 모발이식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인 김정철 교수가 있는 경북대 모발이식센터를 비롯해 대구한의대의료원 한방의료체험센터, 한방웰빙체험관, 병원과 호텔이 결합된 메디텔(엘디스리젠트호텔) 등 대구만의 특화된 의료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또 양방과 한방을 결합해 치료기술 개발과 임상서비스를 추진하는 통합의료센터도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 4일 문을 연 한국뇌연구원도 머지않아 대구 의료관광의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치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 뇌졸중 등 뇌질환분야 최고 기관인 한국뇌연구원이 산하 기관으로 한국뇌병원까지 유치하면 대구는 세계적인 뇌질환분야 선도 도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외 난치성 뇌질환 환자가 대거 지역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 의료기관의 노력
해외환자 유치 협의회 발족

대구 의료관광의 장래가 희망적인 이유는 지역의 의료기관들이 자발적으로 의료관광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월에는 의료관광상품 개발과 해외환자 유치 등 공동 마케팅을 위해 지역의 5개 대형병원과 중소병원이 자발적으로 나서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현재 대구의료관광 진흥원)를 발족했다.

의료관광 선도의료기관도 올해 42곳으로 늘어나 대구시와 함께 해외환자 유치 등 의료관광활성화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대구의료관광진흥원도 의료관광 해외 홍보센터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오준혁 대구시 의료관광과장은 “올해 중국(상하이, 주저우시, 구이린시), 캐나다 토론토, 캄보디아 프놈펜 등 5곳을 추가 개소해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대구 의료관광만을 전담하는 홍보센터를 운영중”이라며 “향후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의료관광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눈여겨볼 사업은 커피전문점 브랜드 카페베네와의 연계사업이다. 대구시와 해외 의료관광 사업계약을 체결한 카페베네는 중국에 많은 매장을 가지고 있어 가맹점 공동 프로모션을 열게 되면 연계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구파티마병원을 비롯해 계명대 동산병원은 구 소련권 주변 국가를 중심으로 의료관광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경북대병원에서는 각종 암 등 중증질환자를 중심으로 의료관광을 실시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이 밖에 영남대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도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는 외국인 의료사고를 대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의료관광 품질보증을 위한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지역 의료기관의 국내외 인증을 위한 컨설팅 지원과 더불어 해외 환자를 위한 전용 보험에 선도의료기관과 함께 가입하기로 했다. 또 의료분쟁 지원위원회를 운영, 의료사고 피해자에 대해 법률 지원과 사고 경중에 따라 위로금도 지원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미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 의료관광 홍보거점을 대폭 확장하고, 기업과 연계한 인센티브 의료관광과 민간 주도의 선도의료기관 해외시장 개척사업도 지원한다. 해외 동포를 대상으로 대구의료관광 멤버십 카드 발급, 해외 현지 TV 방송프로그램·전광판 등 건강검진 안심보험을 집중 홍보해 의료사고 안심도시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나갈 예정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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