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줌인] 기업·기관 연말 ‘이색 송년회’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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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20 07:34  |  수정 2014-12-20 07:34  |  발행일 2014-12-20 제6면
‘酒 보다 情’ 뜻깊은 마무리
시설 찾아가 급식 봉사 이웃위한 콘서트 마련
캠핑 떠나 터놓고 얘기 끼 발산 레크리에이션도
[토요줌인] 기업·기관 연말 ‘이색 송년회’
19일 오후 크레텍책임 직원들이 대구 중구 엘디스 리젠트호텔에서 열린‘2014년 송년의 밤’ 행사에서 다양한 장기자랑을 선보이고 있다. <크레텍책임 제공>

한 해를 뜻깊게 마무리하는 송년회가 확산되고 있다. ‘부어라 마셔라’하는 술자리 모임대신 단체로 문화공연을 관람하거나 레포츠를 즐기고, 나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이 늘고있는 것. 특히 어려운 이웃을 위한 송년회는 구성원간 단합은 물론 지역 사회에도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나눔을 실천하는 송년회

대구 달서구청 직원은 2008년부터 종무식을 하지 않고, 저소득 가정이나 사회복지시설을 찾는다. 형식적인 행사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기 위함이다. 봉사활동은 점심시간 전후, 각 실·국별로 30~40명이 참여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봉사활동을 펼친다. 오는 22일 감사실 등 5개 실·국 직원은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서부봉사원에서 빵 만들기 행사에 참가한다. 이날 만든 빵은 달서구에 있는 아동센터 9곳에 전달된다. 도시건설국 직원 30명은 오는 26일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급식 봉사에 나선다.

지난해부터 봉사활동에 참여한 황동철 달서구청 총무과 주무관(43)은 “예전엔 오후 2~3시쯤 강당에서 다과를 곁들여 종무식을 했는데, 집중도도 떨어지고 형식적인 경향이 강했다”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한 해를 돌아보고 주변의 어려운 형편에 처한 이들을 살펴볼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봉사활동 송년회를 시도하는 기업이 있다.

대구의 중소기업인 한창실업<주>과 경상종합건설<주> 직원들은 오는 30일 남구 이천동 희망의 집에서 무료 급식 봉사를 할 계획이다. 한대곤 한창실업·경상종합건설 대표가 지난 16일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회원 10명과 무료급식 봉사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씨는 “먹고 마시는 송년회를 매년 해왔는데, 친목도모를 위한 자리가 오히려 싸움에 휘말려 분위기를 망치기도 한다”며 “나눔을 실천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이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직원과 봉사하는 송년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웃을 위한 송년회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싱어송 라이터 채환씨(36)와 ‘희망을 파는 콘서트’ 회원들은 오는 27일 오후 1시 방천시장에서 홀몸노인을 위한 연말 콘서트를 연다. 이들은 이날 콘서트에 이어 어르신에게 식사도 대접할 계획이다.

채씨는 “희망을 파는 콘서트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거나 알려지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송년회 역시 18년째 해 온 희파콘서트에 ‘송년회’라는 특별함이 더해지면서 많은 이들이 기부해 줘 가능해진 일”이라고 했다.



◆사람 냄새나는 송년회

갑갑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에서 송년회 모임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대구의 한 공군부대원은 인근 지역에서 1박2일에 걸쳐 캠핑 송년회를 할 계획이다. 선후배와 자주 캠핑을 떠난다는 이모씨(43·수성구 범물동)는 “교외 캠핑은 다소 번거롭지만 서로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같이 요리를 하거나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는 등 색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다”며 캠핑 송년회의 매력을 설명했다.

행복을 심는 치과(달서구 상인동) 직원들도 지난 16일 대구의 한 캠핑식당에서 송년회를 가졌다. 캠핑식당은 캠핑용 의자, 야외 불판 등을 갖춰 실제 캠핑을 떠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치과의 권광 원장(51)은 “보통 송년회에선 앞에 앉은 사람하고만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비록 실제 캠핑장은 아니지만 사람 냄새나는 송년 회식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크레텍책임도 19일 특별한 송년회를 가졌다. 호텔 연회장을 빌려 직원을 위한 자체 레크리에이션을 준비한 것. 직원들은 이미 두달전부터 노래와 춤, 개그 등을 연습해 이날 자신의 숨겨진 ‘끼’를 맘껏 펼쳤다.

크레텍책임 관계자는 “이번 송년회 공연을 통해 평소에 볼 수 없던 직원들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하고, 구성원간 팀워크를 높이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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