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에서 ‘배움’으로 수업 틀 깨니 공부가 즐거워졌다

지난 7월 덕인초등 강당에서 여름방학 영어페스티벌이 진행되고 있다. <덕인초등 제공>

지난 11일, 교육부는 ‘2014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를 발표했다. 대구에서는 7개교가 포함됐다. 교육부는 2003년부터 학교 교육력 향상과 교육과정 실천 우수사례 일반화를 위해 실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상의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격려함으로써 학교의 ‘교육력’을 끌어올리고 교육과정 실천 우수사례가 다른 곳에 전파되도록 하고 있다. 올해 공모 주제는 ‘수업 방법 혁신을 통한 행복교육 실현’이었다. 이른바 ‘행복교육’은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화두이기도 하다. 올해는 전국 초·중·고 1만1천여 학교 중 1천411개교(초763·중395·고253)가 응모해 12.3%의 참여율을 보였다.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1차 심사를 통과한 200개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초등학교 40개교, 중학교 30개교, 고등학교 23개교, 특성화고등학교 7개교 등 총 100개교를 우수학교로 선정하였다. 대구지역 7개교의 면면을 살펴보자.

지난 3월 제일여상 한 교실에서 금융대비반 교육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제일여상 제공>

제일여상
전문교육과정 104단위 편성실무역량 강화

올해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에 뽑힌 특성화고 7곳 중 1곳이다. 제일여상은 전문교과를 104단위(교육부 지침은 86단위 이상)로 편성, 직업교육의 강화를 꾀했다. 학년별로 교육과정도 취업에 초점을 맞춰, △1학년= 기본교과를 중심으로 한 전문 필수교과와 OA(사무자동화) 자격증 관련 교과 편성 △2·3학년= 학과의 특성을 고려한 전문 교과목 및 직업기초능력과 직무능력을 키우기 위한 학과 공통의 전문교과 등으로 편성했다.

특히 현장실습에 나서는 3학년은 교과 편성을 최소화하고, 공기업이나 공무원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국어, 영어, 한국사 등의 교과목을 추가했다. 어학 교육을 위한 비즈니스 영어, 통상영어, 통상중국어도 교육과정 속에 들어왔다.

이 밖에 산업체 전문가 초청 특강과 금융기관과 공기업, 중소기업 취업 졸업생 멘토링, 세무사, 증권회사 간부, 소상공인창업전략연구소 산학겸임교사 활용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미지메이킹, 면접화법, 디베이트 면접, 프레젠테이션 스킬을 키우기 위한 금융대비반 교육, 청년층 취업지도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덕인초등
교과 재구성해 인성강화·협력학습 실천

맞벌이 가정이 80%인 데다 학교 주변에 유해 시설이 40곳이나 된다는 점에 착안해 인성교육을 강화하고자 했다. 체험학습을 원하는 학생들의 의견도 녹여내야 했다. 이에 덕인초등은 ‘SEM(사회적역량·정서적역량·도덕적역량)’이라는 역량기반 인성중심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인성덕목을 강화하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협력학습을 실천하고, 창의와 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다. 핵심은 배움을 즐기는 교육으로 많이 아는 것보다 배움 자체를 좋아하도록 만들겠다는 것. 학교는 ‘21세기 능력을 갖춘 가슴이 따뜻한 사람’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역량기반 행복교육 과정 △교육과정과 수업혁신 △위메피 행복 프로젝트 등을 추진 전략으로 내세웠다. ‘위메피 행복 프로젝트’를 통해 꿈과 끼를 키우는 창의적체험활동과 진로 교육 등을 실천하고자 했다.

경대사대부중
2년연속 선정… 학생 주도의 협업수업

지난해에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에 선정된 바 있다. 또 ‘교육과정 특화형 모델학교’로 2년째 지정돼 있다. 이 학교는 ‘행복 다·채·꽃’이라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교육과정 역량 강화, 행복역량 중심 교육과정 편성 및 재구성,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교육과정을 다지고(행복 다지기) △행복교과서 수업, 행복 덕목별 프로젝트 설계, 배움 중심 수업, 참여형 수업 연구, 과정 중심 평가를 통해 교육과정을 실현하고(행복 채우기) △창의적인 체험활동, 진로교육, 체육·예술교육 활성화로 행복역량을 꽃피우는(행복 꽃 피우기) 교육과정을 말한다. 이곳은 2012년 ‘행복교과서’로 수업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행복학교 비전 설정, 배움 중심 협력 수업, 그리고 올해는 행복 덕목별 프로젝트 수업과 참여형 수업 연구를 실시했다. 참여형 수업 연구로 학생 주도의 협업하는 수업문화를 만들었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았다.

내당초등
액션러닝·프로젝트·하브루타 학습 운영

이른바 ‘라온 제나·아띠·누리가 함께하는 협력학습으로 배움이 행복한 빛바라기 내당교육’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학교와 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핵심성취기준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그리고 학생 참여형 수업으로 액션러닝과 프로젝트 학습, 하브루타 학습(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 및 토론을 유도하는 이스라엘의 교육법) 등을 실천했다. 교육 주체 간 소통을 통한 ‘5빛품제 활동’ 및 ‘5색 축제’를 통하여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체험중심의 진로교육에도 노력했다. 이 학교는 특히 학생과 교사, 지역 사회가 수업에 도움을 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교사들은 3개의 TF를 구성해 우리마을교육공동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교육공동체에 참여하는 지역 기관은 38개에 달한다. 학부모의 협력 교육활동도 활발했다. 올해 전체의 66%에 이르는 213명의 학부모가 교육기부에 참여할 정도였다.


논공중
실습·실기 비중 높이고 과정중심 평가

이 학교 역시 학생이 주도하는 활동 위주의 수업이 이뤄졌다. 다양한 활동중심의 수업을 위해 협력학습과 토론, 탐구, 그리고 교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실험 및 실습, 실기수업의 비중을 높였다. 또한 교과와 연계한 수준별 맞춤형 방과후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수업방향을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도록, 나눔과 배려의 인성중심의 수업이 이뤄지도록, 또한 과정중심의 평가가 이뤄지도록 노력했다. 인성을 갖춘 학생으로 만들기 위한 활동에도 체험이 빠지지 않았다. 인성을 기르고 학습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한 방과후학교를 실시했고, 전교생이 자기주도적 학습플래너를 활용하고, 꿈향기(꿈을 향한 기록)를 기록하도록 했다. 이 밖에 창의·인성 스포츠반 운영, 1인1악기 경연대회와 학생 자치법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성곡중
교과교실제·블록타임제로 수업 다양화


자유학기제 연구학교인 이곳은 ‘수업방법 혁신을 통한 행복 교육으로 창의·융합인재 양성’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학습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했고, 즐거운 수업을 위해 교수·학습 방법을 개선하기도 했다. 또한 핵심성취기준 활용 및 과정 중심의 평가, 교과와 연계한 창의적체험활동, 지역과 함께하는 진로체험 활동으로 꿈과 끼를 키워주는 교육을 실현했다는 평가다.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답게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한 게 인상적이다. 과목중점형 교과교실제와 블록타임제, 학생 선택프로그램 등으로 수업의 다양화를 꾀했다. 교사들도 별도의 워크숍과 연수 등의 과정을 거쳐 연구에 힘썼다. 수업은 전 시수의 30%를 교과별로 2시간씩 같은 과목의 수업을 진행하는 블록타임제를 도입했다.


달성고
학생·학부모·교사 참여 종합적 체험활동

자율형공립고인 달성고는 ‘건강한 끼·꾼·꿈으로 행복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주제를 설정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종합적 체험활동을 실시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영남과거길 탐사 프로젝트’다. 학교 공동체 간 소통은 물론, 학교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학생의 호연지기, 성취감, 인내심 함양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학부모와 교사 간의 소통 기회를 마련하여 학부모들의 학교 교육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학부모와 자녀 간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는 밀양부터 충주까지 영남 과거길을 따라 조선시대 선비의 흔적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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