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고 후배들아 지만이 형이 도와줄게”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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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23   |  발행일 2014-12-23 제26면   |  수정 2014-12-23
■ 안지만, 모교에 장학금 푼다
야구대제전 광주일고전 참가
경기후 장학재단 설립 제안
운영방식·규모는 협의중인듯
“상원고 후배들아 지만이 형이 도와줄게”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역대 중간 계투 사상 최고 대우를 받은 프로야구 삼성의 셋업맨 안지만이 모교 후배들을 위해 ‘통 큰’ 선물보따리를 내놓는다.

대구 상원고 야구부 출신인 안지만은 지난 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야구대제전’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모교 현역 후배들과 함께 출전했다. 당시 졸업생으로선 양준혁(전 삼성)과 함께 1번타자 겸 포수로 나온 안지만은 1타수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상원고는 광주일고에 패해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안지만은 “경기 내용 면에선 우리가 더 좋았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은사인 박영진 감독에게 깜짝 제안을 하나 했다. 바로 장학재단을 학교 내 설립, 모교 출신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일정 기간 꾸준히 주자는 것. 재단 운영 방식과 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결정되지 않았지만, 안지만이 일정 금액을 학교에 기부하면 학교는 안지만 이름으로 재단을 설립해 원금은 영구 보존하고 이자를 분기별로 야구부 선수에게 주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지만은 지난달 26일 구단과의 FA협상에서 4년간 총액 6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7억5천만원)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박영진 감독은 “지만이가 원래 투수가 아니라 유격수로 야구선수 생활을 시작했다”면서 “투수로 전향하면서 그동안 본인이 얼마나 많은 좌절과 고통을 겪었겠나. 야구 하면서 어려움을 알고 있기 때문에 후배들을 그만큼 생각하고 챙겨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야구에 입문해 한국 최고의 계투로 성장하기까지 모교 야구부에 대한 고마움의 뜻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FA 계약에서 대박을 터뜨린 안지만은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구속 145㎞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슬라이더로 지난 9월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금메달과 삼성의 통합 4연패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대표팀에서 2경기에 구원 등판해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7회 무사 1·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돼 ‘국민 소방수’ ‘안순신’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안지만은 올 시즌 27홀드로 3년 연속 20홀드를 달성, 한국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홀드 기록(135개)도 갖고 있다.

안지만은 22일 영남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모교 야구부가 출전하는 대회나 행사에는 해마다 빠짐없이 참석해 후배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왔다”면서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뜻깊고 보람 있는 일을 그라운드 밖에서도 하고싶어 하는데, 이번에 먼저 후배들을 도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지만은 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의 ‘야구 꿈나무 후원 프로젝트’에 참가해 받은 상금 150만원 전액을 자신의 중학교 후배인 경운중 1학년 투수 황병재에게 후원하기도 했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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