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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가치창출을 위한 창의적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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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2-26

한국 지난 60년 동안
압축성장을 이룩했지만
물질적 풍요에 걸맞은
의식은 성숙되지 않아
창의적 여유 가져야 돼

창조경제를 통한 한국 경제발전의 재도약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것은 단순히 한국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되돌아보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 스스로를, 그리고 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것이었다.

196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인 경제발전을 시작한 한국은 그간 압축 성장을 이룩했다. 지난 60년 사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명목 GNI)이 394배로 늘어났다. 1953년 67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13년 2만6205달러로 증가했다. 수출이 크게 확대되면서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1964년에 1억달러 수준이던 수출이 2013년에는 5천억달러를 넘어섰다. 무역수지도 흑자기조로 작년에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산업도 1960년대의 섬유, 가발, 합판 등의 경공업에서 70년대의 철강, 기계 화학 등의 중화학공업, 80년대의 가전, 자동차, 조선 등의 조립가공업, 90년대의 반도체, 컴퓨터, 통신기기 등의 IT 산업으로 구조전환을 했다. 눈부신 성장과 산업구조의 고도화다.

제품 경쟁력을 보더라도 나무랄 곳이 없다. 스마트폰, 반도체, DRAM, LCD 패널 등 일부의 제품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런 경쟁력을 반영해 국내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등 경영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특히 한국의 경제발전에서 최근에 주목하고 싶은 것은 경제의 디지털화와 소프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성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점이다.

이제 한국은 물질적 풍요와 인프라 구축의 측면에서는 세계 어디에 내놓더라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IC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화와 혁신주도형 경제를 통해 새로운 세계에서의 성장가능성도 어느 정도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가 창의성을 바탕으로 현재의 2만달러에서 4만달러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언가 빠져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것은 가치창출을 위한 창의적 여유다. 이 창의적 여유는 그간 우리 삶의 모습에서 마음속에서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다.

그간 우리는 자본을 가치창출의 중심으로 삼아 성장을 이룩했다. 몸집을 키우는 사고로 이제까지 우리는 ‘남이 하니까 우리도 하면 된다’는 ‘Me Too 문화’와 ‘남이 하니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Can Do 문화’에 젖어 ‘빨리빨리’라는 고속열차에 몸을 싣고 달려왔다. 남들이 장에 가면 재거름이라도 지고 장에 가야하고, 안 되는 일도 되게 하라고 강요받아왔다. 또 모든 것이 즉석에서 해결돼야 속이 풀리고, 느긋하게 기다리지를 못한다. 이런 문화 속에서 우리 경제는 운영돼왔고, 가시적인 성과도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경제성장에서 나의 정체성은 없었다. 물질적 풍요에 걸맞게 나의 정신적 의식은 그만큼 성숙되어 있지 않았다. 빨리빨리의 문화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뢰받고 다른 사람과 같이 협력해 일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했다. 오직 중요한 것은 남보다 앞서는 것이었으며 객관적으로 확연하게 알 수 있는 순위와 정량이었다. 내가 진정 행복한지를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었으며, 되돌아 생각할 여유도 갖지 않았다.

한국경제 재도약과 4만달러로의 진입을 위해서는 창의성을 통한 가치창출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이런 창의성은 긴박한 상황에서가 아니라 여유 속에서 나타나고, 동질적인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재치와 끼가 넘치는 다양성 속에서 발휘된다. 이런 창의성이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이제 우리는 빨리빨리의 고속열차에서 내려 한적한 시골 역에서 멀리 달려가는 그 열차를 보면서 그간 잃어버린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 차 한잔의 여유로 창의적 가치창출이 곳곳에 생겨나는 우리 경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의 창조경제 대장정을 향해!

서정해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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