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식의 산] 해월봉(청송군)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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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09   |  발행일 2015-01-09 제39면   |  수정 2015-01-09
얼음골 빙벽 유명해지자 낸 탐방로…위험구간 없어 가족산행 안성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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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능선에 올라서면 참나무가 주를 이루며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이 쌓여 발밑이 조심스럽다.

 

얼음폭포를 중심으로 한 바퀴 산행 2시간30분 소요

해월봉은 청송 얼음골 인공폭포가 유명해지자 주변에 탐방로를 새로 개설한 구간이다. 소개한 코스 외에도 영덕군에 속하는 옥계계곡 상류까지 이어지는 코스, 도등기마을까지 이어지는 코스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산행거리는 4.5㎞,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1.5㎞를 합하더라도 6㎞의 거리로 비교적 가벼운 산행이다. 위험한 구간이 없어 가족 산행으로도 추천할 만한 코스다. 한 바퀴 돌아 나오면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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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봉으로 불리는 첫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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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얼음골 인공 빙벽장.
☞길잡이 얼음골 주차장-(45분)-돌탑봉-(15분)-해월봉-(15분)-구리봉-(20분)-원구리 갈림길-(15분)-원구리마을-(15분)-얼음골 주차장

능선에는 참나무가 무성
낙엽 쌓여 발목 빠질 정도
하산 후에는 주차장까지
1.5㎞쯤 거슬러 올라가야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대구와 경북내륙에는 아직 눈다운 눈 구경을 못하고 있다.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있듯이 눈이 없으니 얼음구경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길을 나선다.

청송 얼음골로 향하는 골짜기는 바람의 거처다. 계곡을 따라 휩쓸고 다니는 바람은 가시덩굴처럼 얼굴을 할퀴고 지난다. 얼굴이 가시에 찔린 듯 따끔거린다. 겨울스포츠인 빙벽등반대회를 위해 둔치에 임시로 닦아놓은 주차장에 이르자 모래바람이 사방을 휘젓고 다닌다. 골바람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얼른 숲으로 몸을 숨긴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건너면 바로 ‘해월봉 1.5km 50분’이라고 적은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나무 울타리를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 오르도록 길이 나있다. 잠시 후 작은 능선을 만나 왼쪽으로 휘어져 오르는 길섶에 무덤을 지나면 바윗길로 바뀐다. 25분쯤 오르면 왼쪽 아래에 높이 60여 m의 거대한 인공 빙벽장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바위다. 마침 전국 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대회가 치러지고 있는 터라 진행자의 목소리와 음악소리가 요란하다. 햇살이 퍼지면서 기온은 오르고 있지만 바람은 여전하다. 로프가 매진 구간을 지나 바위를 피해 오른쪽으로 돌아 오르도록 길이 나 있는데 낙엽이 쌓여 발 디딤이 조심스럽다.

10분을 더 오르자 완만한 경사의 능선이 이어지고 정면으로 오뚝한 봉우리가 보인다. 정상인가 싶어 오르면 돌탑 몇 기가 서 있다. 딱히 봉우리 이름이 없어 돌탑봉으로 불리는 곳이다. GPS의 거리로는 처음 보았던 이정표의 거리인 1.5㎞의 지점이 이곳인데 정상은 한 봉우리를 더 올라야 한다. 능선은 참나무가 주를 이루며 자라고 낙엽과 새해 첫날에 내린 서설이 잔설로 깔려있다. 15분을 올라 정상에 서니 GPS는 2.0㎞를 가리키고 있다. 오른쪽으로 ‘등산로 아님’ 푯말이 서 있는 방향으로 약 1㎞를 가면 우리 국토의 뼈대를 이루는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낙동정맥이 질고개에서 다시 솟구쳐 올라 포항 땅에 들어선 후 통점재를 지나는 구간이다. 진행방향은 왼쪽으로 구리봉 방향의 이정표를 따른다. 이 능선이 왼쪽은 청송 땅, 오른쪽이 포항 땅으로 갈린다.

물길은 청송으로 흐르든 포항으로 흐르든 얼마 지나지 않아 옥계계곡 침수정에서 합쳐진다.

어디 한곳 시원한 조망이 트이는 곳은 없지만 오른쪽 동대산, 그 왼쪽으로 바데산이 숲 사이로 보인다. 15분 남짓 걸어 작은 봉우리에 오르자 헬기장인가 싶은데 무덤이다. 무덤 가장자리에 ‘구리봉’ 이정표가 서있다. 정면 왼쪽으로 올망졸망한 봉우리를 드러낸 팔각산이 숲 사이로 보일 뿐 딱히 조망이라고는 없다. 반반한 바위 턱에 올라 조망을 즐기며 쉬어가는 것도 좋겠지만 양지바른 곳에 터를 잡은 무덤가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터가 좋아 그런가? 바람도 고요하고 무덤가에 훈기가 머문다. 제집인 양 뛰어논 멧돼지의 흔적이 그렇고, 재잘대는 산새들도 무덤가에 둘러앉았다. 사람이건 산짐승들이건 명당을 보는 눈은 같은 모양이다. 휴일임에도 지나는 산객이 없다. 희미한 산길을 바람이 지워내기 전에 자리를 내어주고 길을 잇는다. 완만한 내리막인데 낙엽이 발목이 빠질 정도로 쌓였다. 지나기 힘든 곳은 등산로 옆으로 비켜 지나는 게 편한 곳도 있다. 20분을 지나 작은 봉우리 앞에서 왼쪽으로 길이나 있다. 지나고 나니 희미한 길을 따라 봉우리를 올랐다가 다시 만나게 된다.

안부에 이르자 왼쪽은 원구리, 직진은 도등기 갈림길로 표시된 이정표를 만난다.

왼쪽 원구리 방향으로 내려선다. 낙엽과 잔설이 녹아 진흙이 된 길을 조심스레 내려서서 평탄한 길을 만나면 왼쪽으로 염소농장 둘레에 ‘출입금지’ 안내판을 곳곳에 세워두었다. 5분 정도 넓은 길을 따르면 원구리마을 앞 계곡에 징검다리가 놓여있다. 징검다리를 건너 도로를 만나면 들머리였던 얼음골 주차장까지 1.5km 거리를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얼음골 인공빙벽장에 도착하니 전국 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대회 결승전 경기가 막 열린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의 경기모습을 관람하며 눈 대신 얼음구경 산행을 마무리한다. 대구시산악연맹 이사 apeloil@hanmail.net

☞교통

대구~포항간고속도로 북영천IC에서 안동, 청송방향 35번 국도를 따르다 청송군 현서면에서 68번 국도와 31번 국도를 따라 부남면까지 간 다음 우회전으로 ‘청송 얼음골’ 방향으로 930번 지방도로를 따라 15분 정도면 얼음골 인공폭포 앞 주차장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경북 청송군 부동면 내룡리 4번지(경북 청송군 부동면 팔각산로 228)

☞ 볼거리

◆옥계계곡·침수정

옥계계곡은 천연림으로 뒤덮인 팔각산과 동대산의 기암절벽이 이루어낸 깊은 계곡이다. 침수정 아래를 굽이쳐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은 50여개의 작은 내와 어우러져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을 이룬다.

옥계계곡에서도 가장 아름다우며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는 곳에 자리 잡은 침수정(枕漱亭)은 조선조 광해군 원년(1608년)에 월성인 손성을(孫星乙)이 광해군의 학정을 피해 조용히 은거할 곳을 찾아 옥계계곡으로 들어왔다가 기암괴석으로 에워 싸인 주변 경관에 매료되어 계곡을 마주한 바위에 아담한 정자를 짓고 지낸 곳이다. 침수정은 경상북도기념물 45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청송 얼음골 인공폭포(빙벽)

얼음골 인공폭포는 62m 높이이며 여름에는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고, 겨울에는 인공빙벽을 만들어 전국 아이스클라이밍 대회와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이 열리는 국내 유일의 장소다.

2015년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대회가 1월 10~11일 양일간 열리며 20여 개국 선수들이 기량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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