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먹어도 살찌는 그대, 문제는 체질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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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0 08:14  |  수정 2015-01-20 09:29  |  발행일 2015-01-20 제23면
[대구한방병원의 질병이야기] 사상체질로 본 비만
20150120

얼마 전 K팝스타 시즌1 우승자인 박지민양이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요요현상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체질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비만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이다. 반면 아무리 먹어도 날씬한 몸을 유지하는 사람은 비만인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비만은 체질과 연관이 있을까.

대구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최애련 교수는 “체질이란 타고난 건강상의 특질”이라고 정의했다.

조선말기 한의학자인 동무 이제마 선생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장부(臟腑) 기능의 차이에 따라 네 가지 체질로 나누는 사상체질(四象體質)을 주장했다. 여기에는 태양인(太陽人), 소양인(少陽人), 태음인(太陰人), 소음인(少陰人)이 있다.


태음인
배출 기능 약해 비만 많아
소식 필수…율무 등 도움

소양인
폭식·과식하는 경향 많고
먹는 걸로 스트레스 풀어


소음인
복부·하체 등 부분비만形
기름진 음식은 피하도록


태양인
살찔 확률 비교적 낮은 편
해물·채소류 섭취 늘려야

◆살 찌는 태음, 민감한 소양

살이 잘 찌는 체질인 태음인은 우리나라 사람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체격이 큰 편으로 살집이 많고 특히 복부가 발달한 편이다. 태음인은 간대폐소(肝大肺小), 즉 간 기능은 강하고 폐 기능이 약한 체질이다. 기본적으로 몸 안으로 흡수하고 저장하려는 기능은 강하고 몸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은 약해 네 체질 중 가장 살 찌기 쉽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체질이 바로 태음인이다.

태음인은 과식, 폭식을 하더라도 충분히 소화시킬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와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이 약해 남는 에너지와 노폐물들은 몸 안에 차곡차곡 쌓여 살이 찐다.

태음인은 식사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만 살을 뺄 수 있다. 태음인은 평소 땀을 많이 흘리고, 노폐물을 배출시켜야 건강하므로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마라톤, 테니스, 수영이 좋다.

식생활은 음식의 종류를 가리기보다는 소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은 율무와 칡뿌리이다.


소양인은 상체가 발달한 반면 하체는 약하고 가늘다. 비대신소(脾大腎小)하여 위장 기능은 뛰어나고 신장 기능은 약한 체질이다. 소양인도 태음인처럼 소화기능이 뛰어나 폭식, 과식을 하는 경향이 많으며, 성격이 급해 음식을 빨리 먹는다. 워낙 신진대사가 활발해 에너지 소모가 빠른 편이다. 자연스럽게 먹는 양에 비해 체중 증가는 덜한 편이다. 그러나 아무리 신진대사가 활발해도 잦은 폭식과 과식은 결국 비만으로 이어진다. 특히 소양인은 네 체질 중 가장 스트레스에 민감해 먹는 것으로 푸는 경향이 있어, 태음인 다음으로 살이 잘 찌는 체질이다.


따라서 평소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취미생활을 가지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으로는 소양인이 외향적인 성격이므로 정적인 운동보다는 동적인 운동인 에어로빅, 축구, 트레킹이 유리하다. 다이어트를 위한 음식으로는 알로에가 꼽힌다. 배고픔을 자주 느끼고 변비가 심한 소양인에게는 안성맞춤이다.


◆단아한 소음, 드문 태양

최 교수는 “소음인의 경우 체격은 다소 작고 여려 보이는 편이라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소화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다른 체질에 비해 식사량이 적은 편이다. 소음인에게는 비만이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많다. 소화기 장애로 인해 음식물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노폐물이 하복부, 엉덩이, 하지부위로 축적되기 쉬워 복부비만, 하체비만과 같이 부분비만이 주로 나타난다.


식사 조절만으로는 절대 살을 뺄 수 없고 먹는 양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더 줄여봐야 오히려 부작용만 생긴다. 그러므로 평소 밀가루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같이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이나, 몸을 냉하게 만드는 찬 음식을 피해야 한다. 소음인에게 추천할 만한 다이어트 음식은 해독주스이다.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 등의 채소와 바나나, 토마토와 같은 과일을 삶고 갈아서 간편하게 마시는 해독주스로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한다. 체력이 약해진 소음인 직장인들의 경우 인삼(人蔘)을 추천한다. 소음인은 체력이 약한 편이라 장시간 유산소 운동은 오히려 해롭다. 대신 근력을 키우는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등의 운동을 택하는 것이 좋다.


태양인은 폐대간소(肺大肝小)형으로 우리나라 사람 1만명 중 3∼4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드문 체질이다. 폐의 기운이 강한 태양인은 태음인과 반대로 밖으로 내보내는 기운인 발산지기(發散之氣)가 강해 몸 안에 저장되는 것이 없어 살이 잘 찌지 않는다. 간혹 살이 찌더라도 체성분 검사를 하면 체지방비율이 정상으로 측정되어 비만이 아니라고 나올 수 있다. 이는 근육량도 많아 착각을 일으키는 경우이다. 근육형 비만이 많은 체질이 바로 태양인이다. 태양인은 극단적으로 많이 먹지 않는 한 비만이 될 확률이 다른 체질에 비해 낮다. 태양인은 비만을 걱정하기보다는 요가나 단전호흡, 명상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안정시켜, 지나치게 밖으로 향하려는 기운을 몸 안으로 모아주는 것이 건강유지에 필요하다. 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지방질이 적고 자극적이지 않은 해물류나 채소류가 태양인에게 잘 맞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최애련 대구한의대 사상체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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