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역을 넘어 세계로] 사전 용역 반영할 평가항목은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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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2   |  발행일 2015-01-22 제3면   |  수정 2015-01-22
1시간내 접근·항공학적 기술·환경 등 밀양이 신공항 입지 ‘우위’
20150122
지난 2011년 3월 이명박 정부는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2곳으로 압축된 신공항 후보지를 놓고, 입지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현장 평가를 실시했다. 당시 3월 24일 입지평가위원들이 부산 가덕도를 찾아 망원경으로 공항 후보지인 가덕도 앞바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왼쪽). 이어 3월25일 밀양시청에서 열린 입지평가위원회 설명 및 지자체 의견 수렴 현장에서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영남일보DB>

대구시 등 영남권 지자체들이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의 평가항목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핵심내용을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외국기관이 수행할 용역에 어떤 평가항목이 적용될지가 입지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21일 신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 평가항목에 반영돼야 할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지역 싱크탱크인 대구경북연구원(이하 대경연)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

대구시가 의뢰한 조항은 △남부권 경제공동체 형성을 위한 핵심인프라 조성 △1시간내 접근성 △안전성, 공항용량의 정밀조사를 위한 항공학적 검토 △환경법령에 근거한 정밀한 생태조사 △친환경·경제적인 공항 건설을 위한 다각적 방안 연구 등이다.

현재 대구시는 부산을 제외한 경북·울산·경남 등 영남권 다른 3개 시·도의 신공항 전략수립을 총괄하고 있다.

가덕도에 신공항 건설땐
대구·구미서 100㎞ 가야
대규모 매립도 불가피해
생태계 훼손 가능성 농후

◆경제공동체 형성 위한 핵심 인프라

신공항은 현재의 수도권 중심의 단일 경제체제로는 국가균형발전이 힘들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수도권 광역화를 견제하는 의미가 있다. 수도권은 국내 인구의 절반, 100대 대기업 본사의 90%, 금융·예금의 70%가 집중돼 있다. 국가 제2관문 기능을 할 신공항을 건설해 이러한 비효율적인 구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인구 2천만명, 국가산업단지의 50%가 분포해 있는 남부권의 풍부한 성장 잠재력도 감안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 등 영남지역 외에 호남까지 아우르는 남부권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공항 건설은 절실하다. 미주·유럽 노선 취항과 권역내 항공물류 수송기능이 가능한 관문공항이 돼야 이 열망은 구현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주변 도시 모두 1시간 이내

밀양을 염두에 둔 1시간내 공항 접근성 강조는 남부광역경제권 전체 산업활동지원을 위한 필수 인프라여서 평가항목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게 대구시의 생각이다.

이동시간 1시간권 이내에 기업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 이는 경제성 확보와 직결된 사안이다. 대구와 58㎞ 떨어진 밀양은 영남권내 주요 산업단지와 비교적 근접해 있다. 포항(90㎞), 경주(68㎞), 구미(92㎞), 울산(35㎞)은 물론 창원(17㎞), 부산(35㎞)과도 근접돼 있다.

당초 대구가 신공항 적지로 영천 금호지구를 염두에 뒀다가 밀양으로 선회한 것은 이같은 지리적 여건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가덕도에 신공항이 생기면 대구와 구미, 울산과는 각각 100㎞, 133㎞, 74㎞로 이격된다. 더 멀어진다는 의미다.

◆항공학적 기술적 검토

항공학적 검토는 밀양이 고정 장애물인 봉우리 3개만 제거하면 충분히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인근 공항과의 공역(空域)충돌이 없고, 해안에 위치한 가덕도보다 태풍, 해일 등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점도 노렸다. 가덕도는 20㎞ 이내에 위치한 김해공항, 진해 비행장과 공역이 충돌되는 단점이 있다.

대구시 신공항추진팀 관계자는 “안전성이 확보되면 24시간 동안 충분한 슬롯(시간당 이착륙 횟수) 공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생태환경도 고려

환경성 우위는 대구시가 비장의 카드로 여기고 있다. 밀양의 경우, 주변지역 대부분이 생태자연도 3~5등급이고, 항공기 진출입을 위한 공간 중 일부 장애 구릉만 생태자연도 1등급이다. 반면 가덕도는 전체가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태계 훼손의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규모 매립이 필요한 가덕도는 해양오염·어업권 침해도 우려된다. 가덕도 국수봉을 완전히 제거해야 해 자연생태계 복원도 사실상 힘들다. 절토해야 할 양은 밀양이 가덕도 국수봉의 42%에 불과한 것으로 대구시는 분석했다. 밀양은 공사완료 후 절토지에 대한 생태계 복원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부산시의 신공항추진단은 반드시 용역 평가항목에 포함해야 할 핵심내용으로 △안전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해안공항 △김해공항 존치 △국가경쟁력 향상 △경제성 등을 꼽고 있다. 안전성과 경제성, 국가경쟁력 강화는 대구와 대동소이하다.

특히 부산은 창이(싱가포르), 푸동(중국), 간사이(일본) 등 세계적 공항이 해양지역에 건립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눈치다. 해안공항이라야 24시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해공항 존치카드는 계속 들고 있겠다는 심산이다. 항공점유율이 증가하는 잘되는 공항을 굳이 폐쇄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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