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서 어미 호랑이가 갓 태어난 새끼 잡아먹어

  • 입력 2015-01-22 00:00  |  수정 2015-01-22
동물원 측 "스트레스로 해코지"…동물보호단체 "관리 부실"

부산 유일의 동물원 '더파크'에서  국제멸종위기종인 시베리아 호랑이가 갓 태어난 새끼를 잡아먹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더파크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일 '더파크' 동물원에서 시베리아 호랑이가 새끼 한 마리를 출산했지만 20여일 만에 죽었다.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고 어미 호랑이의 입가에 묻은 혈흔으로 미뤄 어미가 새끼를 잡아먹은 것으로 동물원 측은 파악했다.

    통상 동물원에서는 새끼 호랑이가 태어나면 예민한 어미와 분리해 별도  포육실에서 기르는 '인공 포육'을 한다.

    그러나 더파크는 어미와 새끼를 한 우리에 두고 어미가 모유를 먹이도록 하는 '자연 포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파크 측은 스트레스를 받은 어미 호랑이가 관리인이 없는 새벽 시간에 새끼에게 해를 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안동수 더파크 동물 본부장은 "사고가 난 날 어미 호랑이가 옆 우리의 수컷 호랑이와 교감하며 우리를 계속 넘어가려고 시도를 했는데 실패하자 스트레스를  받아서 새끼를 해코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새끼 호랑이가 죽은 사실이 알려지자 동물원 측의 관리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전진경 이사는 "고양이과의 동물이 새끼를 죽이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잡아먹는 사례는 드물어 사육시설과 환경에 대한 관리 부실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자연 포육을 하면서 옆 우리에 수컷 호랑이를 둔 것도 어미에게 굉장한 스트레스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파크에서는 지난해 5월에 산양 3마리가 파손된 목책 틈으로 탈출, 관리 부실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산양 3마리 가운데 2마리는 당일 포획됐지만 나머지 1마리는 13일 뒤 도심 한복판에서 잡혀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한편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시베리아 호랑이가 태어나고  죽는 동안 해당 사실을 알리지 않은 데 대해 동물원 측에 경고조처할 방침이다.

    천년기념물의 증식에 관해 신고를 의무화한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올해 7월까지는 유예기간을 두고 있어 미신고에 따른 법적 처벌은 할 수 없지만 관련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데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라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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