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남의 차마고도 기행 .12] 창고에서 숙성된 보이차 구입 때 곰팡이의 유무 반드시 살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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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3   |  발행일 2015-01-23 제35면   |  수정 201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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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나 보이차를 구입할 생각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귤화위지(橘化爲枳)’ 또는 ‘남귤북지(南橘北枳)’라는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는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로 환경과 풍토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고온다습한 중국 남방지역에서 생산된 보이차를 우리나라로 옮겨와 아무렇게나 보관을 한다면, 중국에서 맛본 그 맛을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 보관방법에 따라 곰팡이가 피는 등 변질이 되기도 한다.

곰팡이의 유무는 창고에서 숙성된 보이차를 구입할 때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포인트이다. 1990년대까지의 대부분의 보이차는 광둥이나 홍콩의 차 상인들의 창고에서 장기간 보존되고 있었다. 차 교역 시대부터 윈난의 차 유통에 종사한 광둥이나 홍콩의 차 상인들은 아열대의 다습한 환경 속에서 찻잎을 보관하는 방법을 경험을 통해 개발하고, 보이차 특유의 맛을 빚어냈다. 창고숙성에 실패했을 경우 인체에 나쁜 영향을 주는 곰팡이가 서식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지만, 그러한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사람의 후각이나 미각이 이를 알아차린다. 그 때문에 본고장에서는 시음을 베이스로 감정되지만, 여기서는 외형을 통해서 살피는 법을 몇 가지 설명하고자 한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백로(白露)인데, 찻잎에 습기가 찼을 때에 이러한 성분이 떠올라 하얗게 되는 것이다. 온도와 습도가 적절하면 문제는 없다. 상질의 것에는 곡물과 같은 향기와 산뜻한 단맛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적절한 습도와 온도가 있는 창고에서만 숙성이 가능한 풍미다.

또한 보이차에 녹색의 곰팡이가 나타나 있는 경우가 있다. 이는 기온 20℃ 이하에서 의도적으로 습도를 올린 나쁜 환경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 보이차는 더 이상 마실 수 없다. 곰팡이 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는 시음할 것도 없이 눈으로 보거나 냄새를 맡거나 하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찻잎을 건조 상태로 약 5개월 이상 보존하면, 오른쪽의 사진과 같이 바깥쪽의 곰팡이는 사라진다. 그렇지만 나쁜 성분이 남아 있으므로 마실 수 없다. 외형으로의 판별은 어렵지만, 차를 우려내었을 때는 썩은 냄새가 난다.

이외에도 금화(金花)라 불리는 곰팡이가 생성된 보이차도 있는데, 몸에 좋은 것이다. 이 곰팡이가 나타나면 차를 맛있게 하거나 영양가를 높이거나 한다. 온도 28℃ 전후 습도 75% 전후에서 금화가 잘 형성된다고 한다. 금화가 나타난 보이차는 강한 단맛과 씁쓸한 풍미가 특징이다. 금화 자체에도 영양이나 묘미가 있으므로 찻잎과 함께 달여 마신다. 이처럼 몸에 좋은 균류가 완만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보이차의 발효에 도움이 되는 온도와 습도가 유지시켜야 한다.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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