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헌의 시네마 라운지] 테이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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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3   |  발행일 2015-01-23 제42면   |  수정 2015-01-23
보험살인 음모 휘말린 ‘딸바라기 아빠’
[윤정헌의 시네마 라운지] 테이큰3

딸을 찾아 파리와 이스탄불을 헤매던 ‘액션 꽃할배’ 리암 니슨이 아내의 주검 앞에서 비장하게 포효한다. 전작의 명성을 업고 개봉한 ‘테이큰 3’는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된 딸을 전직 특수 요원 출신의 아버지가 직접 구한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 ‘테이큰1’과 이에 보복하려는 악당의 아버지마저도 처절히 응징하고 마는 ‘테이큰2’의 연장선에서 출발한다.

‘쉰들러리스트’의 인자한 사업가 리암 니슨을 무소불위의 만능 액션스타로 탈바꿈시킨 ‘테이큰’시리즈는 이처럼 ‘가족’을 플롯의 응집요소로 내세운다.

딸의 납치나 자기 자신의 감금 등 1·2편에서 이미 극단의 카드를 다 써버린 영화는 완결편인 3편에서 주인공 브라이언 밀스(리암 니슨)의 전 아내 레니(팜케 얀센)의 피살과 레니의 현재 남편 스튜어트의 음모를 들이밀며 관객의 신경을 붙잡아 두려 안간힘을 다한다. 다시 말하자면 ‘테이큰3’는 현 남편과의 불화를 호소하며 전 남편 밀스의 감성을 자극해 온 레니가 그의 자택에서 살해된 후, LA경찰의 추적을 받게 된 밀스의 무용담을 다룬다.

언뜻 보아, 그간 적들을 가차 없이 응징하고 딸을 구하는 전직 특수 요원 출신의 아버지라는 설정으로 관객에게 공감대를 형성하여 폭발적인 팬덤으로 흥행을 이뤄온 시리즈의 맥을 잇는 듯 보인다. 그러나 미국 재혼 가정의 훈훈한 가족 풍속도를 제시하며 액션 멜로의 새로운 장을 열던 영화는 사업상 위기에 몰린 스튜어트의 반가족적 배신에 따른 충격적 반전을 가미함으로써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다. 이와 함께 남자친구와 동거 중인 딸 킴(매기 그레이스)의 임신과 남다른 혜안을 가진 형사반장 도츨러(포레스트 휘태커)의 수사 감각을 배면에 깔아 흥미를 돋운다.

‘딸바라기’ 열혈 아빠의 납치범 응징 코드를 내세우던 영화가 러시아 폭력 조직이 개입된 보험 살인의 음모에 휘둘리면서 ‘삐딱선’을 타게 된 점이 전작에 비해 이채롭다. 밀스의 가족보호 본능을 채무 변제용 인간병기로 활용하려는 스튜어트의 비열함이 혐오스럽다.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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