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처럼 살고 싶은 대로 한번 살아보라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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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4   |  발행일 2015-01-24 제17면   |  수정 2015-01-24
조용헌의 방외지사 열전 1·2
세상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 걷는 25인 탐색
‘잘 사는 것’에 대한 화두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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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인문학자’ ‘우리 시대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조용헌의 대표적 저서 ‘방외지사(方外之士) 1·2’의 개정증보판이다.

‘방외지사’는 도를 닦는 고승이나 깨달음을 얻으려는 선승을 비롯해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삶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이 세상에 던졌다. 초판 발행 10년 만에 출간된 이번 책은 지난 10년 동안 새롭게 발굴한 방외지사와의 만남을 보태 새롭게 구성했다. 정신적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방외지사들의 이야기에 그 인물들의 숨결까지 담아낸 사진작가 백종하의 사진도 더해졌다

‘조용헌의 방외지사 열전’은 ‘이 세상의 방외(方外)로 나가본 사람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사람들’ ‘죽기 전에 살고 싶은 대로 한번 살아보자는 신념을 실행에 옮긴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 트렌드도 바뀌고 생각도 변하게 마련이지만, 불멸의 자유를 꿈꾸는 인간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번 살아보자’는 것. 저자는 이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다시 한번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방외’는 ‘방’으로 상징되는 고정관념과 경계선 너머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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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지음/ 백종하 사진/ RHK/ 1권 424쪽·2권 376쪽/ 각권 1만6천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회라는 촘촘하고 억센 그물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 구조조정과 조직생활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도시 월급쟁이들이 마음속에 간직한 ‘살고 싶은 대로 유유자적 살고 싶다’는 비원(悲願)을 자극한다.

1권에서는 자연에서 새로운 인생을 찾은 6인의 귀거래사와 무술·역술·신화·인문학을 통해 도를 찾는 7인의 삶을 소개한다. 2권에서는 유불선과 도교의 계보를 이으며 정신의 길을 가는 탐험가 6인의 길과 서예·한의학·공예 등 한 길을 가는 구도자 6인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25인의 공통적 삶의 철학은 ‘원하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강산을 떠도는 시인 이원규, 시골에서 고택을 지키며 사는 강기욱, 전통무예 기천문의 장문인 박사규, 인생 2막에 명리학 도사가 된 김영철, 염라대왕의 대외비를 훔쳐보는 역술가 박청화, 중국 무술사를 연구하는 채희배, 탯줄을 키워드로 신화 세계를 탐구하는 성형외과 의사 김영균, 전국 산하를 두 발로 걷는 낭인 신정일, 중국 화산파 23대 장문인으로 등극한 곽종인, 미국인의 정신적 갈증을 풀어주는 선승 범휴, 25년 동안 천하를 누비며 체질에 통달한 만공거사, 마음을 치료하는 한의사 임형택, 유교의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는 김종희, 신라 최치원의 문장을 연구하는 사산비명 연구가 최영성,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간 소설가 정찬주, 강호에서 살아가며 서양철학사를 꿰뚫은 인문학자 황광우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정관념과 경계선 너머의 삶이란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방외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의 역동적이고 뜨거운 삶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하나의 구도기(求道記)다. 이 책은 방외지사를 현실과 동떨어진 기인이 아니라 삶의 경계에 서 있는 구도자들로 재조명하고 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천천히 가라” “여유 있게 살라” “마음의 평화를 누리라”고 이야기한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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