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축협 의혹(청보리보조금사업 특혜)’정황 드러나…郡의회 “검찰 고발”

  • 우원태,최수경,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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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6 07:20  |  수정 2015-01-26 09:24  |  발행일 2015-01-26 제1면
축산농가에 돌아갈 수익 6300만원 자부담 처리 확인
지출 증빙서류도 없고 A법인과 높은 단가에 장기계약
20150126
지난 23일 달성군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의원간담회에서 채명지 의장이 청보리보조금사업 특혜의혹과 관련해 오대진 달성군 기획감사실장에게 당시 교부조건서를 내보이며 질타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대구 달성군의 청보리생산지원관련 보조금 집행사업특혜의혹(영남일보 1월13일자 10면 보도)과 관련해 위탁사업자인 달성축협과 특정 영농법인의 배만 불려주는 형태로 진행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달성축협은 이렇다 할 증빙서류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집행, 축산농가에 돌아가야 할 청보리사업 판매수익금을 자부담형태로 편입시켰고, 특정영농법인과의 특혜의혹도 제기됐다.

영남일보 취재결과, 달성군에서 지난해 시행한 청보리 지원사업에는 총 9천600만원이 소요됐다. 달성군이 7천300만원을 지원하고, 달성축협은 2천300만원을 자부담토록 했다. 달성축협은 다시 별도 단가계약을 통해 A영농법인이 생산한 청보리 곤포 사일리지(소사료용 볏집 덩어리) 2천275롤을 납품받았고, 이어 축산농가에 롤당 3만5천원(운임비 5천원)씩으로 판매, 7천900만원 상당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달성축협은 수익금 7천900만원 중 2천300만원을 청보리 지원사업 자부담금에 포함시켰고, 나머지 5천600만원 중 4천만원은 이 사업과 연계된 조사료생산사업 축협 자부담금으로 처리한 것이 확인됐다. 달성축협이 자부담금 없이 사업을 한 게 명확해진 셈이다. 달성축협은 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나머지 1천600만원은 자체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70롤(240만원 상당)이 재고상태였고, 일부는 배합사료 공장에 보내졌다는 것. 하지만 이에 대한 증빙내역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달성축협 이사회에 보고된 청보리 지원사업 자료를 보면, A영농법인이 보리베기 작업에 소요된 인건비 등을 지출하고 남은 작업마진비(878만원)의 행방도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만 국한된 것이고, 사업이 2011년부터 4년간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작업마진비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영남일보는 국고보조금을 집행하면서도 지출내역에 대한 증빙서류가 없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8일 군의회 행정사무감사때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박일용 달성축협 조합장은 “(영농법인으로부터) 정산서는 4년간 한번도 못 받았다”고 밝혔다.

달성군은 지난해 5월 청보리 지원사업에 대한 보조금 교부 결정서를 통해 ‘보조사업을 완료했을 때는 보조사업 실적보고서에 소요경비를 명백히 한 정산서 1통을 제출해야 한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청보리 사업이 특정영농법인에 특혜를 준 의혹이 있다는 문제제기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 조합장은 고향 친구 김모씨가 회원으로 있는 A영농법인과 2011년 첫 계약을 맺은 후 지난해까지 내리 3년간 계약을 체결했다. 다른 영농법인도 청보리사업 참여의사를 타진했지만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보리사업은 수확량에 대해 다른 지자체는 t당 6만원(농림축산식품부 지침)으로 단가계약을 했지만 유독 달성군에는 축협이 단가를 7만7천원으로 올려 수익이 적잖이 남는 구조가 됐다. 축협은 지난해 군 사업비의 10%(730만원)만 자부담해도 되지만 2천300만원까지 자부담을 늘려 단가를 올려놨다.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달성군의회(의장 채명지)는 지난 23일 소집된 긴급 의원간담회를 통해 “군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지적된 내용에 대해 달성축협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은 19만 군민의 대표기관인 군의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다. 이에 대한 군의회의 입장을 성명서 형태로 발표하겠다”며 “아울러 제기된 의혹들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우원태기자 restart@yeongnam.com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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