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 부리다 ‘뚝’한다…삼성 전지훈련 부상주의보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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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6   |  발행일 2015-01-26 제26면   |  수정 2015-01-26
기대주 구자욱 훈련 중 다쳐…큰 부상 아니지만 가슴 철렁
자칫하다간 팀 전력 큰 손실…외국인 선수에겐 휴식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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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장에 모인 외국인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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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

프로야구 삼성 류중일 감독이 괌 전지훈련에서 강조한 사자성어다. 부상 우려 때문이다. 실력 향상을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몸까지 다친다면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부상주의보’가 떨어진 삼성 선수단이다.

삼성 선수단은 올해로 11년째 괌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괌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몸을 만들고 기술 훈련을 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훈련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다 보니 훈련 도중 부상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0일 삼성의 기대주 구자욱은 괌 레오팔레스리조트 야구장에서 외야로 가는 도중 배팅 훈련을 한 타구에 맞아 오른손 중지를 다쳤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류 감독의 표정은 순간 굳어졌다. 구자욱에게 다가간 류 감독이 구자욱의 중지 상태를 확인한 후 “괜찮다”는 사인을 보낸 뒤에야 코칭스태프진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지난해 2월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선 강명구가 이승엽이 친 강습타구에 머리를 맞아 한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다. 대주자에 머물던 강명구는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둔 강명구다. 당시 부상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강명구의 야구 인생도 달라졌을 수 있다.

외국인 선수의 부상도 팀 전력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다. 지난해 말 삼성이 방출한 마틴이 단적인 예다. 마틴은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합류한 지 보름 만인 지난해 2월27일 러닝훈련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귀국한 뒤에도 마틴은 두 달 가까이 공을 뿌리지 못했다. 결국 시즌 개막 한달 후인 4월20일 NC전에 선발로 나왔다.

현재 류 감독은 3명의 외국인 선수에게 특별 배려를 해줬다. 당초 지난 15일 괌 캠프 시작 때부터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 나바로와 피가로, 클로이드에게 열흘간 휴식 시간을 더 줬다. 이들은 24일부터 괌 캠프에 합류했다.

사실 클로이드처럼 메이저리그 무대에 뛰었던 선수는 해마다 2월 중순 이후부터 전지훈련을 시작한다. 한국의 한 달 가까이 이른 훈련으로 부상을 입거나 적응이 쉽지않을 것이라는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또 지난해 2차 전훈부터 합류한 나바로와 마틴의 경우 1차 전훈부터 합류한 다른 구단 외국인 선수의 성적과 비교해 좋았던 점도 바탕이 됐다.

삼성 관계자는 “전지훈련은 선수 개인의 능력을 끌어올리고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부상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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