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포항여고 김세은양 유족 “딸 죽음 헛되지 않게 장기기증”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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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6 08:19  |  수정 2015-01-26 09:18  |  발행일 2015-01-26 제29면
뇌질환 女高生, 다섯명에 새 삶 선물하고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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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던 16세 여고생이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나 감동을 주고 있다.

25일 포항성모병원에 따르면 뇌사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포항여고 1년 김세은양(16)의 유족이 병원 측에 장기를 기증하기로 동의했다.

세은양은 5세 때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뇌혈관 기형 진단을 받고 뇌병변장애로 왼쪽 팔다리 마비 증세를 앓아왔다.

유족에 따르면 세은양은 몸이 마비된 불편한 상황에서도 또래 아이들보다 밝고 씩씩하게 생활했다. 지난해 포항여고에 입학한 뒤에도 가족의 보살핌 속에 친구들과도 잘 어울렸다.

그러다 이달 초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상으로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차도를 보이지 못한 채 23일 병원 측으로부터 최종 뇌사판정을 받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세은양의 가족들은 자식의 짧은 삶이 헛되지 않도록 성모병원에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세은양의 어머니는 “세은이는 평소에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긍정적인 아이였다”며 “딸은 생을 마감했지만 병을 앓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새 생명을 주고 하늘나라로 보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적출된 세은양의 간과 양측 신장과 각막은 23일 서울 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장기들은 질병관리본부 산하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된 환자 5명에게 이식된다.

병원 측은 세은양의 장기기증은 지역별 뇌사판정 의료기관 지정 후 경북지역에서는 뇌사판정 및 적출수술이 동시에 이뤄진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을 기리고자 장례식장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항=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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