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최병태 대구 도평자율방범대장

  • 강명주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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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8   |  발행일 2015-01-28 제12면   |  수정 2015-01-28
매일 밤 불로고분군 일대 순찰, 외진 곳 홀몸노인 안전도 살펴
20150128
대구시 동구 도평자율방범대장 최병태씨가 방범초소 앞에서 환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대구시 동구 도평동은 도·농 복합지역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치안 취약지구가 넓다. 이런 이유로 도평자율방범대(이하 방범대)는 범죄신고, 안전귀가, 청소년보호, 실종사건대응, 취약지역 순찰 등 범죄예방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52년 간 도평동 지켜온 토박이
실족 노인 구조·차량봉사 보람
방황하던 10대 뒷바라지 귀감


방범대는 밤마다 20명의 대원과 함께 불로동 고분군 일대 등 여러 지역에서 청소년을 선도하는 등 안전한 귀갓길을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방범대는 대부분 마을 토박이로 다양한 연령대의 대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20대 후반의 혈기왕성한 젊은이에서부터 50을 넘긴 중년 대원도 있다. 대부분은 10년을 훌쩍 넘긴 방범대원계의 베테랑이다.

그중에서도 ‘도평동의 지킴이’로 도평동자율방범대장직을 맡고 있는 최병태씨(52·자영업)가 가장 열심이다. 도평동에서 나고 자란 최씨는 자신의 고향 도평동을 사랑하기에 늘 모든 일을 솔선수범한다.

별도의 보수가 주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최씨는 거의 매일 저녁 방범초소에 출근 도장을 찍는다. 최씨는 “요일별로 5~6명씩 조를 정해 근무하지만 인근에 독거 어르신이 많아 순찰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최씨는 매일밤 순찰 후에 외진 곳에 사는 4~5곳의 마을 어르신댁을 살펴보고 난 후에야 귀가한다. 최씨는 “2012년 1월 다리에서 실족해 목숨을 잃을 뻔한 어르신을 구해 병원으로 보내드린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방범대 활동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최씨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차량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도평동의 경우 대구도심에 비해 오지마을이어서 시내버스 운행횟수가 많지 않아 어르신들이 이동에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을 이말임씨(여·79)는 “(최씨가) 김장김치도 갖다주고 말벗도 되어준다. 최씨의 자상함이 아들보다 낫다”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또한 등산과 약초 캐기를 즐겨하는 최씨는 마을 어르신들에게 약초를 달여드리는 등 노인공경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씨는 이웃 학생의 ‘키다리 아저씨’를 자청해 주위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최씨는 수년 전 불로고분군 순찰 때 알게된 김모군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김군이 대학생이 될 때까지 도움을 주었다. 김군은 중학교 2학년때 최씨를 처음 만났는데, 당시 할머니와 단 둘이 지내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최씨는 오늘도 도평동의 밤거리를 걷고 또 걸으며 “시간과 건강이 주어진다면 언제까지라도 방범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 더 많은 나눔과 봉사를 못해 부끄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강명주 시민기자 kmejuw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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