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카카오 “핀테크 선점하라”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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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9 08:06  |  수정 2015-01-29 08:07  |  발행일 2015-01-29 제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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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부동의 1위 ‘네이버’와 지난해 합병 후 재도약을 선언한 ‘다음카카오’가 올해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최근 다음카카오는 금융서비스 강화를 공고히 했으며 네이버 역시 검색기능을 강화하는 등 올해 다양한 사업 목표를 공개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최근 ICT 업계가 ‘핀테크’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모바일 결제 및 송금 등 금융과 IT산업을 융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업계의 큰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샵윈도-카카오페이 맞짱
상품 검색·구입·결제 등
전자상거래 분야서 접전

‘IT기업 금융업 진출 허용’
정부 방침에 두 포털 업체
신성장동력‘핀테크’활용
‘인터넷 전문은행’ 검토중

◆전자상거래 사업도 진출

통계청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규모는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통계청은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지난해 3분기에만 11조3천790억원을 기록했으며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포털들은 전자상거래(e-commerce) 분야의 격돌을 예고했다. 먼저 네이버는 지난해 12월20일 광고주를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에서 모바일을 중심으로 ‘e커머스’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네이버 검색어의 약 40%가 전자상거래 관련 단어인 만큼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쇼핑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이유에서다.

네이버는 온오프라인 통합 쇼핑 서비스 ‘샵윈도’를 제공하고 TV채널에서 나오는 제품을 바로 검색해 구매 가능한 서비스를 준비할 계획이다. 또 상품검색부터 결제에 이르는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기 위해 이르면 1분기내에 자체 결제 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네이버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검색 기능을 더욱 고도화해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며 향후 모바일 검색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새 검색기능은 사용자의 쇼핑 목적을 예측해서 검색어 키워드별로 다른 형태의 검색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카카오 역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워 상품을 추천해주는 카카오픽 서비스와 메신저내 ‘선물하기’를 통해 전자상거래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다음은 자체 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도 이미 운영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에 신용카드 정보와 결제 비밀번호를 미리 등록해 놓으면 이후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간단하게 결제를 마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킨 카카오페이는 홈쇼핑과 인터넷을 중심으로 결제 업체를 늘려가면서 영향력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



◆네이버은행·카카오은행?

업계에서는 이들이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는 그동안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여부에 관해 매우 소극적인 답변을 내놨지만 27일에는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정부가 인터넷 전문은행설립을 위해 IT기업의 금융서비스 진출을 허용하는 등의 ‘IT·금융 융합 지원방안’을 공개하자 두 업체 모두 “검토할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산업자본(비금융 업체)이 소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을 4%로 정해 놓은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또 비대면 실명 확인도 허용해 실제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아도 대체 수단을 통해 실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융위는 오는 6월중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모델 도입방안을 마련해 3분기중으로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공식입장 자료를 공개하며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이 네이버 이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여건이 허락한다면 사실 인터넷 전문은행을 안 할 이유가 없다. 다만 제도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사업 여건이 성숙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도 이날 정부의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 “당장 검토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음카카오는 이날 정부의 규제 완화내용중 선불전자지급수단의 한도가 폐지되고 직불전자지급의 1일 이용한도가 현행 3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어난 것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는 현재 다음카카오가 서비스중인 개인간 송금 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다음카카오와 금융결제원이 공동으로 서비스하는 뱅크월렛카카오는 충전 한도가 50만원이고 1회 송금 금액은 10만원으로 제한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법적으로 가능해지더라도 이들이 당장 은행업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기존 금융기관과 어떻게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지가 은행업 진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핀테크=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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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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