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돈벼락사건' 그후…줄 잇는 양심과 온정

  • 입력 2015-01-29 00:00  |  수정 2015-01-29 20:22
독지가 3명, 565만원 기부…돈 주워 간 시민은 285만원 돌려줘
사라진 돈 900만원 중 850만원 찾아…"시민들께 감사하나 더 이상은 사양"

지난달 29일 안모(28·무직)씨가 대구 도심 횡단보도에 뿌린 5만원권 지폐 180장(900만원)을 되찾아주려는 시민의 양심과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알려진 안씨가 할아버지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4천700만원 중 900만원을 살포한 사연이 알려지자 사건 현장에서 주운 돈을 돌려주는 것은물론 독지가까지 나타났다.


 900만원 중 실제 회수된 돈은 지금까지 285만원이다.
 그러나 안씨의 딱한 처지를 돕고자 익명의 독지가 3명은 최근 565만원을 기부했다. 이중 한명은 5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돈의 성격은 다르지만 안씨 가족들 입장에서는 잃어버린 900만원 중 850만원을 돌려받은 셈이다.


 대구 달서경찰서 및 달서구청 등에 따르면 29일 오후 신원을 밝히길 거부한 중년 남성 2명이 구청 행복나눔센터를 찾아 "안씨를 돕는데 써달라"며 각각 15만원과 50만원을 건넸다.


 앞서 지난 27일 오후 8시 40분께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50대 남성이 매일신문사를 찾아 5만원권 지폐 100장(500만원)이 든 봉투를 전달하고 떠났다.


 봉투 안에 함께 넣어 둔 메모지엔 '돌아오지 못한 돈도 사정이 있겠지요. 그 돈으로 생각하시고 사용해 주세요'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매일신문사 관계자는 "현장에서 돈을 주운 분은 아니지만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기부한 것 같다"며 "경찰을 통해 안씨 가족에게 모두 전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5일까지는 30~60대 남녀 5명이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를찾아 "사건 당시 주운 돈"이라며 모두 285만원을 내놓았었다.


 이선미 달서구청 행복나눔센터 나눔협력팀장은 "안씨를 돕고 싶다며 구청, 경찰서 등으로 기부 의사를 밝히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하지만 안씨 가족들은 '시민들의 도움으로 잃어버렸던 돈을 거의 다 찾았으니 더 이상은 기부금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또 "안씨 가족 입장이 분명한 만큼 구청과 경찰서도 더 이상 이와 관련한 기부금을 받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 부모들은 아들의 돌발적 행동으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시민들이 서로 도우려 하는 것에 매우 감사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죄송스러워한다"고전했다.


 한편 안씨는 지난달 29일 낮 12시 52분께 달서구 서부정류장 앞의 왕복 8차로 건널목에서 5만원권 지폐 180장을 뿌렸다. 당시 안씨가 메고 있던 가죽가방에선 5만원권 지폐 760장(3천800만원)이 추가로 발견됐다.


 대구지방경찰청은 '대구 돈벼락사건' 발생 후 공식 페이스북에 안씨의 사연을 올려 돈을 주워간 사람들이 양심적 판단에 따라 반환할 것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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