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크림빵 뺑소니와 그것이 알고 싶다

  •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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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30 07:57  |  수정 2015-01-30 10:00  |  발행일 2015-01-30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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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소식이 네티즌의 가슴을 울렸다. 소위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려지자 온라인은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뺑소니 차량에 의해 세상을 떠난 ‘크림빵 아빠’의 사연이 가슴속 깊은 곳을 울렸기 때문이다. 사범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크림빵 아빠’ 강씨는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교사 임용고시 합격을 돕기 위해 화물차 기사 일을 하던 중 지난 10일 오전 1시30분쯤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졌다.

사고 당시 강씨가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화면서 네티즌은 강씨를 ‘크림빵 아빠’로 불렀다. 강씨는 사고가 나기 불과 10분 전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좋아하는 케이크 대신 크림빵을 샀는데 미안하다”면서 “태어나는 아이에게만큼은 열심히 사는 훌륭한 부모가 되자”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져 더욱 네티즌의 가슴을 울렸다.

포털에 올라온 강씨의 사고 동영상 조회 건수는 이미 10만 건을 넘어섰고, 네티즌은 동영상을 분석해 사건해결 단서를 속속 올리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도 27일 크림빵 뺑소니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뺑소니 사고에 수사본부까지 설치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 사건은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경찰은 제보자에 대해 현상금 500만원을, 유족들도 3천만원의 사례금을 내 걸었다. 다행히 이 사건은 29일 용의자의 자수로 일단락됐다.

‘크림빵 뺑소니’ 사건을 다룬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번에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프로그램의 한축을 이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억울한 약자의 사연을 끈질기게 다뤄온 때문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처음 방송된 것은 1992년이다. 한때 KBS ‘추적 60분’, MBC ‘PD수첩’과 함께 시사 프로그램의 삼각구도를 형성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그동안 각종 유혹에도 불구하고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다. 스토리텔링 기법에 새로운 사회 트렌드가 된 ‘국민적 공분’이라는 정서를 덧칠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TV 시사 저널리즘의 마지막 생존자로 더 큰 활약을 기대해 본다.

최영호기자 cy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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