商人 “점포세 내기 급급” 한숨 쉬다

  • 김성현 인턴,권혁준 인턴,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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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31 07:26  |  수정 2015-01-31 07:26  |  발행일 2015-01-31 제2면
[인턴기자들의 민생현장 탐방] #2. 시장
20150131
왜관시장은 칠곡군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지만 5일장이 열리는 날을 제외하곤 찾는 손님이 별로 없어 한산하다. 금요일인 지난 23일 왜관시장의 풍경이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 왜관시장 르포

지난 23일 오전 11시 칠곡군 왜관시장. 시장 입구에서 노점을 하는 안상출씨(68)는 40년 넘게 이 곳에서 과일을 팔아 아들 셋을 분가시켰다. 10년 전부터 과일 및 견과류, 다과 장사를 시작한 안씨는 요즘이 IMF외환위기 때보다 더 장사가 안 된다며 하소연했다. “오전 10시에 나와 어두워질 때까지 있어도 하루에 몇만원도 못벌 때가 많다. 특히 노점들은 비가 오는 날은 공친다”며 한숨을 쉬었다.

왜관시장은 약목, 동명과 더불어 칠곡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1976년에 문을 열었다. 1일과 6일에 5일장이 열린다. 예전에는 주말이면 시장을 찾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지금은 생기를 잃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2000년도부터 마트가 생기면서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다.

 

주말도 손님 ‘뚝’…생기 잃어
“IMF때보다 장사 안돼”울상
칠곡 대표 전통시장은 ‘옛말’

 


칠곡군은 시(市)가 아니어서 이마트나 홈플러스같은 대형마트는 못 들어오지만 중소마트는 많이 들어서 있다. 윤종수 왜관시장상인회 총무는 “왜관시장내 점포는 150여개 되는데 이 중 몇 군데는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았다. 시장 안쪽이 장사가 더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소마트라고 하지만 시장과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서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1998년부터 왜관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손광순씨(여·59)는 “2010년부터 급격하게 매출이 줄어들었다. 마트가 들어선 영향도 있고 사람들이 떡을 많이 찾지 않게 된 것도 이유”라며 “시장은 대부분 50~60대가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가게 주인이라 그나마 괜찮지만 세를 든 가게는 점포세를 내기에도 급급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은 노인들만의 공간처럼 보였다. 가게 주인은 물론 시장을 찾는 사람 중 젊은 층을 찾기는 힘들었다.

시장 앞 은행 주차장 관리를 하고 있는 김성명씨(67)는 “매일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일하고 있지만 한 달에 50만원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 기초연금도 10만원 정도라 매달 30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통시장과 달리 마트는 젊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근처 아파트나 빌라에서 온 젊은 주부들이 많이 보였다. 김정회 GS리테일 왜관점장은 “오픈 초기에는 하루 평균 매출이 1천400만원이었으나 계속 늘어 최근에는 2천650여만원쯤 된다”며 “솔직히 마트가 들어섬으로써 시장 상인이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은 시장이 적극적으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 또 전통시장이 침체라고 하지만 왜관시장 5일장 때는 우리 마트 매출이 절반가량 떨어진다”고 말했다.

칠곡군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은 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김태훈 칠곡군청 경제교통 과장은 “칠곡군에서만 사용되는 상품권을 만들어 소상공인들을 도우려 하고 있다. 2011년부터 상품권을 도입해 지금까지 400억원가량을 풀었으며, 회수율은 98%에 달한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마트에 대비한 특별한 대책은 없다”고 밝혔다.

김성현·권혁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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