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똘아빠의 식도락] 구미 홍콩비밀반점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5-02-13   |  발행일 2015-02-13 제41면   |  수정 2015-02-13
[짱똘아빠의 식도락] 구미 홍콩비밀반점

직장인에게 가장 만만한 점심 장소 중 하나가 ‘중화반점’이 아닐까 싶다.

이것저것 고민할 것도 없이 간단하게 한끼 때우기에 짜장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날 술이라도 한잔 마셨다면 쓰린 속을 부여잡고 정신없이 짬뽕 국물을 마셔대기도 한다.

지금은 간단한 점심식사용으로 여기는 음식이 짜장면이지만 예전에는 대접부터가 사뭇 남달랐다.

60년대만 해도 아무나 먹지 못했던 음식이고 70년대에 들어서면서 졸업식날 가장 인기있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짜장면이었다. 졸업식이나 입학식 때 탕수육에 짜장면 한 그릇이 가장 큰 선물이던 시절의 잔상 때문일까. 외식장소 중에서 중국요리집을 찾을 때가 가장 기대가 되고 설레기도 한다.

외식이 흔해지고 탕수육 한 그릇 시켜먹는 게 아무렇지도 않게 된 요즘에는 별다를 것 없는 음식점이지만 내가 어린 시절에만 해도 동네 반점에서 짜장면 한 그릇 먹는다는 건 시원한 콜라를 단숨에 비우는 것만큼이나 짜릿한 일이었다.

단순하게 짜장면과 짬뽕이라면 부담없이 즐길 수가 있지만, 사실 중식이라는 게 제대로 즐기려면 꽤나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동네반점 같이 저렴한 곳과 보기에도 으리으리한 대형 차이니즈 레스토랑의 음식값은 천양지차. 저렴하면서도 분위기도 멋있고 맛도 좋은 집이 어디 없을까, 늘 찾아 헤매었는데 얼마전 그런 콘셉트에 딱 맞는 집을 찾았다.

구미 인동에 있는 ‘홍콩비반(홍콩비밀반점)’이라는 중식당이다. 생긴지 이제 불과 두 달째로 접어드는 집이지만 이미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집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인기의 비결은 먼저 독특한 가게의 모습에 있다. 예전 홍콩 객잔을 떠올리게 만드는 가게의 내외관이 흡사 영화 세트장을 방문한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인테리어도 중요하지만 음식점이니 음식 맛이 좋아야 함은 당연지사. 다른 중식당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메뉴가 시선을 잡아끈다.

매콤한 짜장면 위에 숯불에 구운 돼지갈비를 차려내는 ‘고추갈비짜장’, 퐁듀처럼 치즈에 찍어 먹는 ‘마라철판야끼우동’, 기포가 많은 튀김피가 쫄깃하면서도 바삭한 탕수육, 중국식 닭볶음탕에 해산물이 들어가 있는 ‘찌꽁빠오’, 서울 매화반점에서 공수해 차려내는 양꼬치 등 홍콩비반만의 색깔이 분명한 음식들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독특한 메뉴도 맛이 좋지만 반점답게 중국요리의 기본인 짜장면과 짬뽕의 맛 또한 탄탄하다.

특히, 짬뽕은 요즘 많이 생겨나고 있는 짬뽕전문점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얼큰함과 개운함, 진함을 겸비하고 있다.

홍콩비반이 자리잡고 있는 위치 때문에 젊은층이 주 고객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젊은 층은 물론이거니와 단란한 외식을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도 눈에 많이 띄는 곳이다.

가격은 동네반점 수준이지만 인테리어나 분위기는 여느 고급 중식당에 뒤지지 않는 곳. 맛까지 겸비한 곳이니 홍콩비반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듯하다.

네이버 파워블로거 jaedolls@naver.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