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총감독 재선임

  • 서정혁 인턴,신인철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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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16 08:01  |  수정 2015-02-16 08:02  |  발행일 2015-02-16 제23면
“오페라는 외국것…어찌 한국·대구식으로 바꾸려하나”
20150216
최근 재선임된 박명기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총감독은 “오페라를 비롯해 대구 예술문화가 발전하려면 융합이 필요하고 잡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대구오페라하우스 박명기 예술총감독이 최근 재선임됐다. 재선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제 자신보다는 주위의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부담스러웠다”고 말한 뒤, 축구와 오페라를 비교하며 말문을 열었다.

 

말로는 글로벌 외치면서
국내에선 뭐든 도입하면
우리식 정서 내세워 씁쓸

 

타지 인재 수용해 융합을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은
대구음악인 진출 기회될것

 


박 감독은 “축구와 오페라 모두 우리 고유의 것이 아니다. 태동한 그 나라에서 직접 경험해 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뭐든 도입하면 ‘한국식’으로 바꾸려고 한다”며 “아마추어와 프로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국제사회의 통용성을 중요한 잣대로 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으로는 글로벌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한국적인 정서를 내세우는 지역 예술계의 병폐를 꼬집은 것이다.

박 감독은 유학파다. 오페라를 알려면 이탈리아에서 오페라를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탈리아 로마 유학을 결행, 그곳에서 오페라를 공부했다.

그가 유학생활에서 오페라와 함께 배운 건 ‘융합’이었다. 로마에는 로마 출신도 많았지만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음악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공부를 했다. 그곳에서 로마 출신이기에 대접을 받는다거나 특혜를 받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한국은 달랐다. ‘출신’이 중요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 왔을 때 그가 가장 실망했던 것도 세계적인 ‘프로 음악’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인 것’ ‘대구적인 것’을 강조하는 문화였다.

그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더 발전하기 위해선 닫힌 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 지역 인재들을 받아들이고 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가들의 궁극적 목표인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대구는 예술 인프라가 풍족합니다.” 그는 교류와 융합을 겁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일단 교류가 시작되면 대구 지역의 예술인재들이 다양한 곳으로 퍼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이 추진되면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미래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부산의 오페라 인프라는 대구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인적자원 등 기본 인프라가 풍부한 대구 음악인들에게 일할 자리가 생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융합’을 강조하는 그는 “하나의 문화가 융성하려면 가능하면 잡종이 돼야 한다”며 “국제화 시대에 우리는 섞여야 하고 인적 교류는 물론 생각의 교류도 필요하며, 예술에는 국경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정혁 인턴기자·신인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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