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사건으로 경찰서 찾은 절도범 눈썰미 있는 형사에 덜미

  • 입력 2015-02-25 20:08  |  수정 2015-02-25 20:08  |  발행일 2015-02-25 제1면

다른 사건으로 경찰서를 찾은 절도범이 눈썰미 있는 형사에게 딱 걸려 붙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이모(2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께 자신의 통장을 다른 사람에게 판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조사받으러 해운대경찰서를 찾았다.
 경찰서 방문이 처음인 이씨는 수사과 사무실이 어딘지 몰라 서성거렸다.
 이때 외근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형사과 강력2팀 김정인(37) 경사의 눈에 띄었다.

 김 경사는 곧바로 해운대구 좌동의 한 주점에서 폐쇄회로 TV에 찍힌 남자 사진을 내보이며 본인인지 물었다.
 지난해 말 보름가량 이 주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던 이씨는 별다른 생각 없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자 김 경사는 지난 1월 중순부터 4차례 자신이 일하던 주점에 몰래 들어가 현금 69만원을 훔친 혐의로 이씨를 검거했다.
 순간 표정이 굳어진 이씨는 곧바로 "죄송하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김 경사는 이씨를 검문할 때 긴가민가했다고 한다.
 당시 이씨의 범행장면이 찍힌 폐쇄회로 TV에서 사진을 확보했지만 신원을 확인하지는 못한 상태였다.
 해당 주점 업주와 다른 종업원도 이씨를 지목하지 못할 정도로 화면이 흐릿했기때문이다.

 김 경사는 3∼4일 간격으로 오전 3∼4시 이 주점을 턴 이씨가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주점 근처에서 나흘간 심야 잠복근무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이 사건 수사에 집중하던 김 경사에게 '호랑이굴'로 찾아온 이씨의 모습은 눈에 확 띄었다고 한다.
 용의자와 체격이 비슷한데다가 유난히 큰 안경테가 단서가 됐다.

 김 경사는 "폐쇄회로 TV를 보면서 '1980년대 연예인들이 많이 썼던 큰 안경테를지금도 쓰는 사람이 있구나'하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 사람이 경찰서 앞에 있었다"며"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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