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동해국제심포지엄 지상중계 (하) 파벨 A.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장·이마무라 일본 도야마大 극동지역 연구센터장 발제

  • 김상현,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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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27 07:39  |  수정 2015-02-27 08:08  |  발행일 2015-02-27 제8면
“러-中-北-韓-日 동해 수송로 열리면 황해시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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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회 환동해 국제심포지엄’에서 파벨 미나키르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극동지부) 소장이 ‘러시아의 극동지역과 동북아시아’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환동해 경제권은 한반도 동해안지역, 일본 서안, 중국 동북 3성과 러시아 극동지역을 망라하는 글로벌 경제벨트다. 북극항로와 연계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인구 1억6천만명, 면적 651㎢로 광범위하지만 이들 지역은 각각 자국의 변방에 위치해 자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에너지 수급 문제 등에서 상호 보완성을 가지고 있고 ‘바다’를 공통 분모로 갖고 있다. 이 지역은 또 시장규모가 크고 자본, 기술력, 천연자원이 풍부해 성장잠재력도 크다. 앞으로 이들 국가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역 간 분업을 이뤄낸다면 고도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러시아 파벨 미나키르 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장과 일본 이마무라 히로코 도야마대 극동지역 연구센터장의 주제발표를 정리했다.

러시아 극동 650만명 거주 잠재력 커
對동북아 무역량 10여년간 14배 증가
재정·기술지원 통한 경제협력 증대를

영일만-도야마港 정기항로 개설되면
환동해 경제권 거점도시로 육성 가능
韓·日 동력 커지면 지중해처럼 될 것


◆러시아 극동지역과 동북아시아(파벨 A. 미나키르-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장)

러시아 극동지역은 650만명이 거주하며 자국 영토의 36%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제적 잠재력이 매우 큰 지역이다. 지난 20년간 러시아 정부는 극동지역을 통해 태평양으로 진출하려고 수차례 시도했지만 현실화하지는 못했다.

옛 소련연방체제 하에서 경제는 사회주의를 위한 도구에 불과했으며 현 러시아 체제 하에서 대규모의 공적자금은 국가적 거버넌스 확립이라는 공허한 가치에 낭비됐다. 이러한 경제구조는 루블화 가치 하락을 가져왔으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서방의 경제제재와 겹쳐 심각한 재정위기와 경제 침체를 초래했다.

러시아의 무역은 EU국가에 집중돼 있으며 대부분 원유와 천연가스를 포함한 에너지 자원이다. APEC 지역과의 교역량은 2013년 기준으로 러시아 총 수출의 25%에 지나지 않는다. APEC 교역량의 71%는 동북아시아권 국가들과의 교역이다.

향후 러시아의 대 동북아시아 무역량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대 러시아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동북아시아와의 친밀한 경제 협력을 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러시아는 무역에만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기술과 자본 교류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외국자본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자체적인 경제개발을 할 수준이 못되기 때문에 에너지 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직접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높은 차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직접 투자를 고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투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극동지역은 시베리아를 관통하는 오일 파이프라인과 철도, 항만 건설로 인해 러시아와 동북아시아를 잇는 중요한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에 대한 외국자본의 직접 투자는 50% 감소했지만 동북아시아와의 무역량은 10여년간 14배나 증가했다. 2013년 이후 러시아는 극동지역에 파격적인 SOC 확충 등을 통해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향후 러시아의 중국에 대한 석유와 가스의 수출 비중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우주산업 프로젝트에 대한 대 중국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과의 교역 확대와 더불어 동북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시아와 경제 협력을 증대하기 위해 러시아는 극동지역과 동시베리아 지역을 개발하고 천연자원의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또 유럽지역에 편중된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동북아시아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 전반에 걸친 부패 등 후진적인 경제모델과 정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의 경제협력과 지방정부의 역할(이마무라 히로코- 도야마대 극동지역연구센터장)

환동해시대의 배경에는 북한과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있다. 러시아는 극동지역 개발과 동북아 나라들과의 협력을 중요한 국가전략으로 추진한다. 자원의존적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산업을 다변화하려는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이다. 태평양으로 나가는 부동항을 확보하는 것은 러시아의 오랜 꿈이기도 하다.

더 중요한 배경은 중국이다. 중국은 물류 인프라 구축과 동해쪽 출구의 필요성에 따라 2000년대 이후 동북 3성과 창지투 개발 계획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극동지역 자원 개발과 중국·러시아 에너지 협력도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동북 3성은 물류난이 심각하다. 중국 남부로 물자를 옮기는 것도 기존 육로보다 동해를 통하는 게 훨씬 낫다.

동해 수송로가 열리면 한국과 일본에서 대륙으로 향하는 물류도 늘어나게 된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황해시대를 대체하는 환동해시대가 개화하는 것이다.

환동해시대를 위한 각국의 여건은 이미 상당히 갖춰져 있다. 북쪽인 중국·러시아의 동력은 강한 반면 상대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약한 편이다. 한국과 일본의 동력이 커진다면 동해는 유럽의 지중해와 같은 바다가 된다. 이미 환동해 다섯 나라의 국내총생산을 합치면 미국이나 유럽연합을 뛰어넘는다. 현재 진행되거나 논의되는 환동해시대 관련 사업은 교통, 에너지, 관광 분야가 중심이다. 앞으로는 요충지의 관련 산업 발전 등으로 확산될 것이다. 한국의 경우 포항이, 일본의 경우 도야마 또는 마이즈루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한국은 정치적으로는 냉랭하지만 중요한 파트너라는 답변이 지배적이었다. 관광 활성화 등 지방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강원도 속초시는 3만t급 선박을 확보, 6월 말부터 러시아 자루비노~속초~일본 마이즈루를 운항할 계획이라고 한다. 포항시와 도야마현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호 협력을 해야한다.

2011년 후시키-도야마 항구는 복합 허브 항만으로 고안돼 개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만 물동량은 증가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다른 항구들과는 반대로 도야마현 항구는 대 러시아 무역으로 중고차 수출과 목재 수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일만항과 도야마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두 도시의 교류는 필수적이다. 영일만항~도야마항에 정기항로가 개설된다면 두 도시는 환동해경제권의 거점도시로 육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환동해경제권 내 분산된 화물, 승객을 거점도시에 집적시킬 수 있고 거점도시 간 정기 컨테이너선과 정기 여객선 취항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포항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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