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상습폭행 패륜아가 회심하게 된 사연

  • 입력 2015-02-27 14:04  |  수정 2015-02-27 14:04  |  발행일 2015-02-27 제1면
학교전담경찰관 발전방안 모색 위한 심포지엄 27일 개최

김호균(가명.19) 군은 한때 상습적으로 모친을 때리는 패륜아였다.


 하지만 그런 김군의 사정을 알아보면 다르게 볼 여지가 적지 않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를 자퇴한 김군은 양아버지, 어머니, 이복 남동생과 같이 살고 있었다. 양아버지는 노름에 빠져 몇 달에 한 번씩 집에 올 뿐이고, 그마저도 집에 오면 김군과 어머니를 때리곤 했다.


 김군의 어머니도 상황은 좋지 못했다. 거의 매일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셨다. 그런 어머니가 싫었던 김군은 자신의 분노를 어머니한테 돌리는 잘못을 했던 것이다.


 김군의 어머니에 대한 폭행은 갈수록 심해져 급기야 지난해 1월 어머니가 직접 '아들이 날 죽인다'며 파출소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김군 어머니는 온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심하게 맞은 상태였다.


 김군 사건을 맡은 학교전담경찰관 이백형 관악경찰서 경위는 처음엔 김군을 심하게 꾸짖었으나 외할머니를 통해 김군 사정을 전해듣고서는 김군을 돕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선 범죄 심리상담사의 상담 결과 김군에게 내재된 폭력성을 치료하려면 지속적인 관리뿐 아니라 가정환경에 대한 개입도 필요하다는 조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경위는 김군의 어머니를 지역 알코올 중독센터로 연계시켜 치료를 받게 하고, 김군은 지역사회 청소년 전문상담센터의 상담과 체육 활동, 교회수련회 등에 참여토록 했다.


 술을 줄여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또래와 어울리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 김군은 현재 대안학교에 다니며 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경위는 "언뜻 보면 천인공노할 불효자로 보이는 아이도 모두가 관심을 가져준다면 훌륭한 사회구성원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학교전담경찰관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학술심포지엄'에서 이 경위를 비롯한 학교전담경찰관과 생활지도교사 등 10명에 대한 포상이 있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를 한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학교폭력전담경찰관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인력을 늘리고 제도를 입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 전담경찰관 1명이 학교 10개교를 관리하고 있고, 또 학교폭력 업무뿐 아니라 행정·수사업무를 병행하고 있어 전문성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정 교수는 학교당 상근 학교경찰 1명이 배치되는 미국의 경우처럼 경찰관 1인이 담당하는 학교 수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고, 학교폭력전담경찰관의 임용, 신분, 교육등의 내용을 담은 법령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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