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넘보는 얌체짓 언제까지…

교통문화는 한 도시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교통 질서, 안전 수칙 준수 여부는 시민의식 수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일 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2014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결과, 대구는 83.58점, 경북은 75.10점을 받았다. 대구는 전국 평균(76.70점)보다 높고, 경북은 1.6점 낮은 수준이다.



◆대구, 교통약자 배려 부족

대구는 교통문화 수준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구지역 8개 구·군 중 6개 구의 교통문화지수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80점으로, 수성구가 87.19점으로 가장 높은 반면 중구(71.46점), 달성군(74.20점)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중구의 교통문화 지수 순위는 조사대상 전국 69개 자치구 중 68위로 최하위권이다. 중구는 최근 3년간 63~68위에 머물러, 특히 2011년 순위에서 각각 55위, 57위로 하위권이었던 서구, 북구가 지난해 14위, 20위로 순위가 상승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중구는 원활한 차량 흐름, 교통사고 예방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지시등 점등률(40.48%)이 전국 평균(61.64%)보다 21.16%포인트 낮았다.

달성군은 횡단보도 신호 준수율이 70.36%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87.03%)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전반적으로 대구의 교통문화 지수는 높은 편이지만,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남구(80%), 동구(75%), 수성구(72.73%), 북구(66.67%)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불법점유율은 전국 평균(58.44%)보다 높았다.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차 점유율도 중구(23.14%), 동구(21.14%), 남구(21.02%)가 특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교통의식 수준 낮아

경북의 교통문화 지수는 경산시(82.71점), 구미시(76.76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경주시는 69.03점으로 경북 10개 시 가운데 꼴찌였다. 경주는 안전띠 착용률(66.74%), 방향지시등 점등률(47.23%) 등이 전국 평균보다 각각 11.18%포인트, 17.64%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은 운전자와 보행자 교통안전 의식 수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군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운전자가 안전띠를 매지 않고 운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에서 안전띠 착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청송군(31.58%)으로 전국 평균(77.9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어 영주시(38.25%), 영덕군(40.14%) 순이었다.

운전자와 보행자의 교통안전의식 수준은 교통문화지수 측정 자료인 교통사고 발생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경북의 인구 10만명당 교통 사고건수는 565.6건으로, 전국 평균(421.09건)보다 34.3% 높은 수치다. 교통사고 사망자(20.84명)도 전국 평균(9.96명)의 2배를 넘고, 보행자 사망자 수도 6.26명으로 전국 평균(3.88명)보다 많다.

특히 경북에서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46.67%)이 가장 낮은 청도군의 보행자 사망자 수는 6명으로, 전년도보다 3배나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대구·경북의 교통문화 수준을 분석해보면 인구 고령화와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시설을 개선하고 연령별 보행 특성을 고려한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연 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교수는 “경찰청과 합동으로 스쿨존 시설 개·보수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대한 불법 주차 단속에 힘을 쏟고, 교통 안전 의식 수준이 부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맞춤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