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지 연기되지…연예인 뺨치는 ‘非연예인’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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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02   |  발행일 2015-03-02 제24면   |  수정 2015-03-02
스포츠스타·아나운서 안방극장 접수
20150302

비(非)예능인들의 안방극장 진출이 활발하다. 신선함을 무기로 각종 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인 그들은 이제 흥행을 좌지우지할 만큼 비중 있는 존재로 급부상했다. 이에 발맞춰 그들에게 특화된 프로그램까지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바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인 스포츠 스타와 ‘아나테이너’에 이어 새롭게 연기세계에 뛰어든 아나운서들이 그 주인공. 감춰져있던 끼와 재능을 발산하며 안방극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는 그들을 만나본다.

◆ 포스트 강호동을 꿈꾸다

요즘 예능프로그램에서 눈길을 끄는 건 남다른 예능감을 보여주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이다. 서장훈, 안정환, 추성훈, 송종국, 차유람 등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다. 과거 스포츠 스타들이 안방극장 진출을 노린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대개는 실패했다. 끼와 순발력을 요구하는 예능 무대에 적응하지 못해 스스로 물러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예능의 중심 포맷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이들의 접근은 훨씬 수월해졌다. 예능적인 감각은 다소 부족하지만 나름의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다.


추성훈·안정환·송종국 등
남다른 예능감으로 인기몰이
서장훈은 고정 3편이나 꿰차

프리랜서 선언 김성경·오상진
벌써 주·조연급 연기자 성장
백지연도 드라마로 연기 첫발


농구선수 출신 서장훈은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스포츠 스타다. 지난해 MBC ‘사남일녀’를 통해 예능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이어 ‘세바퀴’와 ‘일밤-애니멀즈’까지 고정 예능 3편을 꿰찼고, Mnet의 ‘야만TV’에선 MC로도 활약 중이다. 사람 좋은 삼촌 같은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간 그는 특히 ‘일밤-애니멀즈’에서는 6명의 아이들, 6마리의 강아지와 어울리는 초보 예능인의 모습으로 신선함을 더했다. 서장훈은 “예능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없어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도 한창 부상 중이다. 처음 2010년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서 액션 연기를 펼친 그는 이후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딸 사랑이와 함께 1년 넘게 출연하면서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안정환은 지난 1월18일 막을 내린 MBC ‘아빠! 어디가?’ 시즌2에 아들 리환이와 함께 출연하면서 역시 1년간 일요일 황금시간대 예능을 책임졌다. 그는 이 프로그램으로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버라이어티 부문 특별상을 수상했다. 송종국 역시 ‘아빠! 어디가?’에서 예능인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지만, 이미 2012년 MBC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2’를 통해 남다른 예능감을 발휘한 바 있다.

‘당구여신’ 차유람은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2014 KBS 연예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예능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특히 게스트로 출연했던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는 아름다운 외모에 반하는 털털한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미녀 파이터 송가연도 제작자들이 주목하는 스포츠 스타다. 사실 그녀는 ‘로드FC’ 경기보다 예능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경우다. 귀엽고 곱상한 마스크와 탄력 넘치는 몸매를 지닌 송가연은 SBS ‘룸메이트’에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재 그녀는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 출연 중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조성숙 PD는 “프로그램 특성상 승부욕이 중요하기 때문에 스포츠 스타들을 섭외하는데, 그들은 의외의 예능감까지 발휘한다”며 “‘족구 편’에 출연한 안정환의 경우 호기심까지 불러일으키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 뉴스가 아닌 연기로 승부한다

아나운서들은 잇따라 연기에 뛰어들고 있다. ‘아나테이너’(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에 이은 또 다른 행보다.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이 많아지면서 연기자로 변신한 그들을 발견하는 건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대표적으로 임성민, 오영실, 최송현을 들 수 있고, 최근 그 바통은 오상진, 백지연, 김성경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백지연은 지난달 23일 시작한 SBS 월화극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부잣집 사모님 지영라 역으로 출연 중이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도도함이 흐르는 그는 친구이지만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 최연희(유호정)의 일거수일투족에 속물적인 관심을 보이는 인물로, 백지연은 연기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백지연은 연출을 맡은 안판석 PD와의 28년 인연으로 고심 끝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SBS 아나운서 출신 김성경은 MBC 드라마넷 ‘태양의 도시’에 등장했다. 앞서 SBS ‘청담동 스캔들’에 잠시 얼굴을 비쳤던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주조연급으로 올라섰다. 베일에 싸인 도도하고 섹시한 중장비사업가 윤선희 역이다. MBC 아나운서 출신 오상진은 현재 SBS 주말극 ‘떴다 패밀리’에 미국 입양아 출신 한량 정준아를 연기하고 있다. 매사 장난스럽고 짓궂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악동 캐릭터다. 지난해 SBS ‘별에서 온 그대’의 날카로운 검사 역으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 그는 곧바로 MBC 드라마넷 ‘스웨덴 세탁소’와 MBC ‘드라마 페스티벌- 원녀일기’의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임성민과 최송현은 이미 연기자로 입지를 굳혔다. 임성민은 아나운서가 되기 전인 1991년 KBS 공채탤런트 14기로 합격했지만 부모의 반대로 연기자의 꿈을 접은 케이스. 이후 연기에 다시 입문하게 된 그는 ‘학교3’ ‘외과의사 봉달희’ ‘공부의 신’ ‘동이’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KBS 공채 32기 아나운서 출신인 최송현은 2008년 연기자로 전환한 뒤 ‘감자별2013QR3’ ‘마마’ 등의 드라마와 영화 ‘인사동 스캔들’ ‘심야의 FM’ 등을 통해 자신의 연기적 재능을 알렸다.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은 “아나운서 중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변신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 기꺼이 캐스팅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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