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공룡’ 유니클로(일본계 SPA브랜드), 대구 먹어치울 판

  • 이효설,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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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03 07:59  |  수정 2015-03-03 10:32  |  발행일 2015-03-03 제16면
서남신시장 인근 등 4곳, 공사중이거나 입점 검토
매장 11개로 급속 확대
영세상 “도산 위기 몰려”
20150303
일본계 SPA업체가 대구지역에서 잇따라 매장을 신설하면서 지역 관련 영세상인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5월 개점 예정인 달서구 대천점 전경.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일본계 SPA브랜드 업체 유니클로가 대구지역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관련 상인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일 유니클로에 따르면 대구지역에 입점된 매장은 동성로점을 비롯해 총 7곳이며, 현재 공사중이거나 입점이 확정된 곳이 3곳, 입점 여부를 검토중인 곳이 1곳이다. 현재 공사중이거나 예정된 곳은 동성로 대구백화점 인근 부지와 서남신시장 맞은편, 이마트 월배점 맞은편이며 롯데마트 율하점은 현재 입점 여부 관련 최종 검토중이다.

유니클로 점포개발팀 관계자는 “입점 확대는 서울·경기권에 집중된 매장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려는 본사 방침에 따른 것으로 향후 추가로 얼마나 더 오픈할 것인지 현재로서는 파악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지역 7곳 매장 중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입점된 유니클로는 홈플러스 칠곡점과 성서점, 현대백화점 대구점,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과 상인점으로 5군데나 된다.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이 대형유통업체에 입점돼 있는 것이다.

유니클로가 입점한 대형 유통업체들은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홈플러스 성서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유니클로 입점 후 지난 2월말까지 의류 관련 매출이 전년보다 무려 30% 증가했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 대구점,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도 유니클로를 입점시켜 쏠쏠한 집객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매출증가는 반대로 지역의 관련 소상인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니클로의 경쟁력이 저렴한 가격과 품질인 만큼, 가격은 비슷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 등이 낮은 전통시장 상인과 영세 의류업체들에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최근 공사가 시작된 달서구 서남신시장 인근 유니클로가 올 하반기쯤 문을 열면 업종이 겹치는 이곳 상인들은 도산위기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 내 20여개 의류업체는 대부분 유니클로의 주력 품목인 속옷과 청바지 등을 판매하고 있다.

서남신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일부에선 유니클로 덕분에 시장 인근에 대형 상권이 생기면 그 이익이 이쪽으로도 옮겨오지 않겠냐면서 낙관하지만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시설 좋은 대형 매장에서 9천900원짜리 청바지를 파는데 굳이 이쪽으로 건너와 시장 옷을 사 입겠느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상인들은 대형 마트 못지않게 영세업자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대형 의류유통업체를 막을 수 있는 규제 필요성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유니클로가 달서구청에 서남신시장 인근 입점 허가신청을 냈을 당시 상인회에서는 입점반대 시위까지 벌였다. 그러나 입점허가 신청서를 반려할 법적근거가 없어 달서구청으로부터 허가가 났다.

상인회 관계자는 “유니클로의 매장 확대가 대기업의 마케팅은 물론 소비자의 트렌드에 대한 욕구가 맞아떨어져 이뤄진다고 하지만, 이처럼 무차별로 들어선다면 모든 면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지역 영세상인들은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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