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골다공증성 고관절 골절

  • 임호
  • |
  • 입력 2015-03-03 08:04  |  수정 2015-03-03 08:05  |  발행일 2015-03-03 제21면
고령여성, 낙상 뒤 가벼운 통증…X레이 꼭 찍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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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이경재 교수

이명숙 할머니(75)는 얼마 전 집 앞 골목길을 걷다가 빙판길에서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들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으려다 방심했던 것이다. 걸을 때 조금씩 나타나던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졌고, 밤잠을 이루기도 힘들어졌다. 결국 집 근처 정형외과를 찾아 엑스레이와 MRI 촬영을 한 결과 고관절 골절을 진단받았다.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지뼈를 연결시키는 관절이다. 체중을 지탱하며 걷고 달리는 다리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고관절은 신체 관절 중 어깨관절 다음으로 활동 범위가 넓다.

상체·하체 연결하는 중요 관절
골다공증 있는 노인층 주로 발생

적절한 치료시기 놓치는 경우 많아
살짝 미끄러져도 통증땐 의심을

골다공증 치료·낙상 예방에 초점
일주일에 3~4번, 하루 30분 이상
햇볕 쬐며 걷기운동 하는게 좋아

◆상하체 연결하는 관절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이경재 교수는 “고관절(엉덩이 관절)은 우리 몸의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관절”이라며 “인간의 직립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구조물 중의 하나이며, 직립자세에서는 체중의 약 3배에 달하는 하중이 걸리는 부위”라고 설명했다. 고관절은 우리 몸의 중추 역할을 하는 만큼 부상을 입게 되면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

고관절 주위에 발생하는 골절은 대표적으로 ‘대퇴 경부 골절’과 ‘대퇴 전자간 골절’이 있다. 이러한 고관절 주위 골절은 적절히 치료되지 못할 경우 결과적으로 보행이 불가능해 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가 필수적이다. 최근 의료 수준이 향상되고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그 빈도가 증가 추세에 있다. 또 교통사고의 증가 및 산업화로 인해 고 에너지 손상에 의한 젊은층에서의 발생 빈도도 증가 추세에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대퇴경부 및 전자간 골절은 대부분 골다공증이 있는 고령의 여자에게 주로 발생하며 가벼운 낙상, 미끄러짐 등으로도 쉽게 골절이 생긴다. 특히 걸음걸이가 자유롭지 않은 노령층의 경우 목욕탕 바닥이나 마루에서 가볍게 넘어지는 것만으로도 골절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가족은 물론 환자 본인도 삐는 것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기 쉬워 진료시기를 놓쳐 합병증이 발생해 병이 중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먼저 노인이 가볍게 넘어지거나 엉덩방아를 찧은 이후에 고관절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고 보행이 힘들다면 고관절부위의 골절을 반드시 의심해 봐야 한다.

대퇴 경부 골절이나 전자간 골절은 단순 방사선 검사(엑스레이)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골절의 전위(완전히 골절되어 있으면서 분리된 상태)가 심하지 않거나 골다공증이 심해 골절선이 명확히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CT 촬영 등의 좀 더 정밀한 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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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 및 골질 상태에 따라 치료

실제 노인중에는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노인중에는 당뇨,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등의 기존질환이 있는 경우도 많아 치료시 내과, 마취과, 신경과 등의 협진이 매우 중요하다.

정형외과적으로 대퇴 경부 및 전자간 골절 치료방법은 수술적 치료만이 최선의 방법이며, 이 수술은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수술적 치료를 통해 노인 환자들이 조기에 거동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치료방법은 골절의 정도가 가벼운 경우나 골질(뼈의 상태)이 좋은 경우에는 골절 부위를 고정해 뼈의 유합을 얻는 것이 좋다. 이에 비해 골절이 심하거나 골질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대퇴골두 치환술을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교수는 “수술 후 보행 시기나 재활 시기는 다치기 전 기존질환의 정도 및 보행 능력 상태에 따라 결정되며 보통 2주 이내에 보조기구를 이용한 보행이 가능하다”며 “수술 후 골다공증에 대한 검사 및 치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며 기존 질환의 철저한 관리 및 조기 보행을 통한 근력회복 등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대퇴 경부 및 전자간 골절은 주로 노령층 특히 여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여자에게서 골다공증이 더 심하며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지면 가볍게 넘어지는 것만으로도 골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퇴 경부 및 전자간 골절 예방 역시 골다공증의 치료 및 낙상 예방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먼저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서는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에 정기적으로 골다공증에 대한 검사를 받고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충분한 근력을 유지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3~4번, 한번에 30분 이상 햇볕을 쬐면서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낙상 예방을 위해 집안에서 노인들이 넘어지지 않게 주위 환경을 밝게 유지하거나 문턱을 없애야 한다. 욕실 및 거실에 물기가 없도록 하며 걸려서 넘어질 수 있는 물건 등을 없애는 것 또한 골절 예방의 중요한 방법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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