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한 소통 ‘빨간 SNS’…청소년의 동영상·사진 유통

  • 최우석,서정혁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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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04 07:18  |  수정 2015-03-04 09:30  |  발행일 2015-03-04 제1면
원조교제 창구로도 변질
20150304
3일 트위터에 음란물 판매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트위터 접촉 문화상품권 보내자
직접 촬영 영상 등 휴대폰 전송
“추첨 통해 실제만남”이벤트도

“문상(문화상품권) 주시면 동영상 보내드려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청소년의 음란물 판매처, 원조교제의 창구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대표적 SNS인 트위터에 몇몇 특정 단어를 입력하자 청소년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수많은 음란물이 검색됐다. 트위터 이용자가 직접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올린 ‘셀카(셀프카메라)’로, 상당수 이용자는 스스로를 ‘여중생’ 또는 ‘여고생’이라고 소개하며 음란 동영상을 판매하고 있었다. 일부는 자신이 실제 청소년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교복을 입고 찍은 사진 등을 게재했다.

이들의 목적은 돈. 스스로 직접 촬영한 음란 동영상을 남성에게 판매하는 대가로 문화상품권 등을 요구하는 것이다.

실제로 취재진이 음란 동영상을 판매한다는 한 여중생에게 접촉을 해본 결과 이는 사실이었다. 해당 여중생의 ‘틱톡’아이디로 여중생이 요구한 1만원의 문화상품권 일련번호 사진을 찍어 보내자 동영상 10개를 휴대폰으로 전송해 왔다. 동영상의 수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또 일부는 본인이 입었던 속옷과 스타킹 판매글과 함께, 물건을 자주 구입하는 사람 중 한명을 추첨해 ‘오프(라인)’ 만남을 갖는다는 이벤트성 홍보 글까지 올렸다.

심지어 SNS는 불법 성매매의 통로로도 활용되고 있다.

청소년 사용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계정에는 성매매를 암시하는 은어를 사용한 게시글이 있었으며, 만남을 원하는 남성의 댓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중에는 자신을 대구에 사는 청소년이라고 소개하는 경우도 많았다. SNS가 원조교제의 창구로까지 이용되고 있는 셈.

전문가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조주은 경북대 교수(사회학과)는 “성이 사회 전반에 걸쳐 상품화되며, 이 같은 환경이 청소년에게도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백승대 영남대 교수(사회학과) 역시 “신체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청소년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는 증거로, 익명성이 요구되는 데다 접근이 손쉬운 SNS라는 도구로 인해 청소년의 행위가 더 대범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음란 동영상 등을 영리 목적으로 판매할 경우 청소년보호법의 유해매체 제작 및 배포 혐의에 해당되며, 이는 청소년도 예외가 아니다. 또 이를 주고 구매해 소지한 경우에는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에 따라 처벌을 받고, 원조교제는 말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서정혁 인턴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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