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곳곳서 정월대보름행사…대구·경북 화재방지 총력전

최근 8년간 경북에서는 정월대보름 불놀이와 관련해 단 1차례의 화재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화왕산(창녕) 억새태우기 참사’ 이후 한층 강화된 화재 대응 체제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경북도는 올해 정월대보름 불놀이 행사에도 적게는 100여명에서 많게는 5천여명의 지역민이 몰리는 만큼 헬기와 감시카메라까지 총동원해 밀착감시한다는 계획이다.

3일 경북도에 따르면, 정월대보름 불놀이 행사 관련 화재통계의 집계가 시작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경북에서는 1차례의 화재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북도는 2009년 정월대보름 당시 사망자 6명, 부상자 60여명을 낸 ‘화왕산 참사’ 이후 이를 본보기 삼아 불놀이 관련 화재 대응체제를 한층 더 엄하게 다룬 것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화왕산 참사 직후인 2010년부터 2011년까지 경북에서는 정월대보름 불놀이 행사가 전면 중단되다시피 했다. 불놀이 행사가 재개된 2012년 정월대보름부터는 각 지자체에서 국민안전처 등의 정부 기관으로부터 안전관리기획서 검토와 현장점검이 포함된 사전 안전점검을 받아야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련 법령이 대폭 강화된 상태다.

경북지역 23개 시·군에서는 이번 정월대보름(5일) 전날인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97개의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행사에는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인 달집태우기와 쥐불놀이 등의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어 화재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경북도는 오는 8일까지를 ‘정월대보름 산불방지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했다. 또, 경북지역 전체 97개 정월대보름 행사 중 20개 시·군에서 펼쳐지는 43개 불놀이 행사(달집태우기·쥐불놀이)와 기타 8개 행사 등 51개 행사를 ‘집중감시 대상’으로 지정해 대응체제를 펼칠 예정이다.

경북도와 시·군별 산불방지대책본부를 비상체제로 전환하고 산불 감시원 2천400여명과 소방공무원, 의용소방대원 1만5천여명을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소방차량 54대를 현장에 배치하고, 헬기 30여대와 감시카메라 122대를 동원해 불을 이용한 미신행위를 밀착 감시할 예정이다.

강철수 경북소방본부장은 “최근 날씨가 건조하고 강풍이 불어 대형화재 우려가 큰 상황이다. 행사 주최 측의 안전관리도 중요하지만, 시민들도 질서를 지키고 불놀이 행사를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5일 대구 곳곳에서도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린다. 대구 동구청은 이날 안심교 밑 금호강 둔치에서 높이 18m, 폭 35m, 수성구청은 고모동 팔현생태공원에서 높이 22m, 폭 14m의 달집을 태운다.

같은 날 북구와 달성군도 각각 금호강 하중도와 낙동강 달성보에서 불꽃놀이, 달집 태우기 행사를 개최한다.

달서구청도 정월대보름 행사인 ‘달배 달맞이 축제’는 도원동 월광수변공원에서 진행한다. 올해 처음으로 참가신청을 받은 20명의 주민, 학생들이 정월대보름 전날인 4일 달집을 만든다.

남구청은 중동교와 상동교 사이에 위치한 신천 종합생활체육광장에서 열리는 정월대보름 행사에서 달집을 태우고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를 할 수 있는 체험마당도 마련한다.

중구청도 같은 시간 대봉교 옆 신천 생활체육공원에서 달집태우기, 소원등 날리기 등이 포함된 달맞이 행사를 연다. 달집 태우기로 인한 화재에 대비해 대구소방안전본부는 4일부터 6일까지 정월대보름 화재 특별 경계 근무를 실시한다.

이 기간에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 행사장에 소방관 33명과 소방차량 13대를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특히 달성보, 금호강 둔치, 신천 둔치 등 8곳 등 많은 시민이 모이는 행사장에는 소방차량과 소방관이 대기할 계획이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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