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의 황금알…롯데가 거머쥘까

  • 최수경,노진실,이현덕,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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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05 07:31  |  수정 2015-03-05 07:35  |  발행일 2015-03-05 제3면
서대구복합환승센터 왜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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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대구점 전경.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롯데가 KTX 서대구역사와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계획에 눈독을 들이는 데는 대구에서 진행 중인 대기업 유통업체간 ‘신(新) 삼국지’ 전선구도와 직접적 관련이 있다는 시각이 많다.

 

광역철도망 구축땐 통행 급증
2020년쯤 하루 4만명쯤 추산
경주·청도·경산 고객도 흡수

수성의료지구에도 진출 예정
동대구의 신세계와 맞불작전


일단, 현대백화점이 대구 도심에서 중·상류층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고,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교통요충지인 동대구역에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해 돈을 쓸어담을 채비를 하고 있다. 롯데는 대구에 이미 대구점과 상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시아폴리스 롯데몰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말 롯데가 수성의료지구내 유통사업지구 7만6천여㎡를 낙찰받아 유통전선 방어막을 확보한 것도 서대구역사에 관심을 쏟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세계의 부산 해운대점과 동대구복합환승센터의 소비수요를 일부나마 끌어오기 위해 롯데는 프리미엄급 아웃렛 운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서대구역사 건립대상지인 옛 서대구화물역사는 롯데에 있어 또 다른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인식된다.

구미~대구~경산을 잇는 대구광역권 철도망구축사업이 정부 예타를 통과, 서대구역사가 건립된 뒤 수서발 KTX가 정차하면 인근 대구 서·북부지역뿐 아니라 경주, 청도, 경산지역 소비시장까지 확보할 수 있다. 2012년말 기준으로 모든 교통수단을 포함한 구미~경산간 하루 평균 통행량은 64만8천여명에 이른다. 이 중 2020년쯤엔 구미~경산 구간 하루 순수 광역철도망 통행량은 4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매혹적인 시장이 아닐 수 없다.

대구시가 예타사업으로 추진 중인 도시철도 3호선 혁신도시 연장노선(범물~대구스타디움~신서혁신도시)과 엑스코 연결도로(동대구역~경북대~유통단지)사업이 신세계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대구의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구 도심에 있는 롯데백화점 대구점 외에 외곽지역에 있는 상인점, 수성의료지구와 서대구역사 부지를 확보하면 대구 외곽에 삼각벨트 유통망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롯데가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대구뿐 아니라 인접지역까지 판매망을 넓히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현대·신세계와의 경쟁구도에서 롯데라는 브랜드가 잊혀가는 것을 막기 위한 절박함도 있는 것으로 지역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각에선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더욱이 1998년 이후 10여년째 방치되고 있는 서대구역사 예정부지에 복합환승센터가 건립돼, 서대구IC외 북부정류장·서대구고속터미널이 이전되고, 주변에 상업지구까지 들어서면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와도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수서발 KTX까지 정차하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진다.

하지만 롯데측은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TX서대구역사 건립이 확정되려면 적어도 내년말까지는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측은 대구시와의 접촉과 관련해 당장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갈길 바쁜 롯데가 일단 수성의료지구내 유통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당분간 서대구역사 건립 진행 과정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며 “서대구복합환승센터에 사업 의지가 있다면, 수성의료지구 유통시설을 본궤도에 오르게 한 뒤 최소한 3년 정도 터울을 두고 움직이지 않겠느냐 ”고 내다봤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서대구역사 건립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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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이후 10여년째 방치돼온 대구시 서구 이현동 옛 서대구화물역 부지. 현재 대구시는 이곳에 KTX서대구역사와 서대구복합환승센터의 건립을 추진중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市, 굵직한 관련사업 쏟아내
컨트롤타워 서둘러 구성해야
교통정리로 일사불란 움직여

KTX 서대구역사 건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구시에도 이 부지와 관련된 굵직한 관련 사업 계획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 서대구역사와 연계해 대구 도심 서북부지역 활성화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사업을 솎아내는 ‘컨트롤 타워’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대구 화물역사개발 종합 태스크포스(가칭)가 가동돼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철도 및 도시계획전문가 위주로만 구성된 TF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서대구역사 예정부지인 이현동 일대에는 119종합관제본부가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 잡혀 있다. 기존 대구소방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이 낡고 협소한 점을 감안해 이전 부지를 찾다가 아예 별도 119종합관제본부를 건립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건축비와 시스템 구축비 등 255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소방안전본부 청사를 새로 짓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복합환승센터 건립까지 염두에 둔 상태에서 공공기관이 심층적 논의 없이 들어서면 자칫 역세권 개발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교통업계의 의견조율과 복잡한 행정절차는 특히 난제로 손꼽힌다.

여기다 서대구역사 예정부지 주변에 있는 염색공단 이전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롯데가 사업부지를 추가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대두됐다. 일부 염색공장을 이전할 필요성이 제기된 셈이다. 사실 염색공단 이전문제는 2005~2006년 검토됐지만, 이전비용과 부지확보 문제로 지금껏 사업에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녹록지 않은 사안이다.

염색공단 인근 달서천 환경사업소(하수종말처리장)이전도 서대구역사건립 추진문제와 맞닿아 있다. 염색공단·3공단에서 발생하는 하수와 폐수 40만t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하지만 마땅한 이전 부지가 없어 현재 지하화가 검토되고 있다. 아직까지 명확한 답을 줄 행정역량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서대구 역사부지에는 국토부 공모사업을 통한 ‘도시경제기반형 재생사업계획’이 구상되고 있다. 역사주변에 경제기반형 앵커시설(지역산업 융복합 이노베이션 센터)과 행복주택, 창조산업발전소(기술혁신센터) 등을 조성, 도심형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꾀하겠다는 프로젝트다. 눈길이 가는 사업이지만 현 단계에선 전체 사업 진행에 혼란을 줄 소지가 있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철도 인프라는 한번 설치되면 영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국비사업을 염두에 두고 갖가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전체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TF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 KTX서대구역사 및 복합환승센터 추진 일지
2014년 6월 수서발 KTX, 서대구역사 건립(400억원) 건의(대구시→국토부)
2014년 9월 역사건립 타당성조사 용역비 5억원 확보(국토부)
2014년 11월 국토부 타당성조사 용역대비 대구시 자체용역 추진(4천만원)
2015년 2월 대구시 , 국토부와 기재부 방문 협의
2015년 4월 국토부, KTX서대구역사 타당성조사 용역 발주 예정/금년 10월 종료(예정)
2015년 6월 KTX 서대구역사 건립 포함된 제3차 국토철도망 구축계획 확정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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