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속으로] “어려운 형편때문에…” 웹채팅으로 성매매 늪에 빠진 장학생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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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20   |  발행일 2015-03-20 제6면   |  수정 2015-03-20

A씨(여·20)는 최근 대구지역 한 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부모의 품을 떠나 자취를 하게 된 A씨는 돈 쓸 일이 많아지면서, 생활비 부족에 시달리게 됐다. 최근 어려워진 가정형편 탓에 집에 손을 벌릴 수 없는 처지였다. 아르바이트를 하자니 공부할 시간을 뺏겨 장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고민을 거듭하던 A씨는 지난 2일 평소 사용하던 스마트폰 웹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채팅을 하다가 나쁜 마음을 품게 됐다. 조건 만남으로 돈을 벌어볼 생각을 한 것. 처음에는 두려운 마음도 들었지만, 경제적인 스트레스가 그를 부추겼다.

결심한 A씨는 곧바로 채팅대화창에 ‘지금 바로’라는 글을 올렸다. 순식간에 남성들의 답장이 쏟아졌다. 수십만원의 돈을 주겠다는 남성도 있었다. 결국 A씨는 성매매의 문턱을 넘고 말았다. 수중에 현금 13만원이 생겼지만, A씨는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내내 눈물을 흘리던 A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후 A씨는 마음을 다잡고 학업에 전념했지만, 또 돈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지난 17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다시 접속했다. 오히려 대담해진 A씨는 성매매 남성에게 집주소를 알려주면서 집 앞으로 자신을 데리러 오라는 요구까지 했다. 해당 앱을 모니터링하던 경찰이 자신을 따라오는 줄도 모른 채 A씨는 또 낯선 남성과 모텔로 향했다. 결국 A씨는 보름여만에 자신을 조사했던 담당 경찰관과 다시 마주하게 됐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강북서 관계자는 “어린 나이에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범죄의 늪에 빠져들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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