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길경] 처녀의 정성에 감동한 신령이 쥐여준 씨앗 심었더니…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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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24 07:53  |  수정 2015-03-24 07:53  |  발행일 2015-03-24 제22면
[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길경] 처녀의 정성에 감동한 신령이 쥐여준 씨앗 심었더니…



길경(桔梗)은 도라지 뿌리를 건조한 것이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 야생하며 재배하기도 쉽다. 뿌리가 굵어 예로부터 생으로 혹은 나물, 산적, 장아찌 등으로 먹어왔다.

도라지타령에서 보듯 우리의 정서가 배어 있는 친숙한 약초다. 7~8월이 되면 흰색과 보라색 꽃이 위를 향해 핀다. 민요에 나오는 백도라지는 흰색 꽃이 핀다. 꽃은 끝이 다섯 갈래로 갈라져 별처럼 보인다.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다. 꽃이 화려하지는 않아도 애틋한 풍취가 있다.

한의학적으로 길경은 호흡기를 대표하는 폐경(肺經·폐에 딸린 경락)으로 귀경(歸經·선택적으로 작용)한다. 약기운이 폐로 들어가 상부의 기관지와 인두와 후두를 깨끗하게 한다. 자극성 거담제로서 기침 가래를 치료하고 예방한다. 치통, 구내염, 코막힘에 좋고 머리와 눈을 맑게 한다. 수탉과 같이 고아 먹으면 여성의 냉 대하에 좋다.

이 대목에서 옛날 이야기 하나 하자.

옛날 평화롭던 어느 마을에 괴질이 돌았다. 사람들은 기침을 계속하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찌르고 아파 고통스러워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몸져 눕고 일할 사람도 없었다. 동네의 한 처녀가 나서서 산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산신령께 치료할 수 있는 약을 달라고 빌었다. 일주일간 꼼짝 않고 빌자 감동한 신령이 처녀의 손에 씨앗을 쥐여줬다. 처녀는 곧바로 씨앗을 밭에 심었다. 신기하게도 금방 싹이 터 줄기가 곧게 자랐다. 서둘러 뿌리를 캐서 마을 사람들에게 달여 먹였더니, 모두들 툭툭 털고 일어났다. 마을 사람들은 처녀에게 감사하며 그 약초를 키웠다. 그 약초가 길경이다. 길경에서 추출한 사포닌은 항암작용과 항염증작용을 한다. 길경이 편도선절제 수술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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