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곡열차 기적 따라가면 활짝 핀 ‘산타마을의 봄’에 다다른다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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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26   |  발행일 2015-03-26 제3면   |  수정 2015-03-26
봄, 봄…제대로 누리고픈 그대를 위한 賞春 여행
20150326
백두대간 낙동정맥을 달리는 협곡열차는 경북 분천역∼강원 철암역 구간을 왕복 운행하며 백두대간의 속살을 뚫고 천천히, 계곡의 비경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영남일보 DB>


추운 겨울이 서서히 꼬리를 감추고 제법 포근한 봄기운이 맴돈다. 남쪽으로부터 꽃이 피고 싹들이 푸른 빛을 띠기 시작하면 상춘객들의 마음도 설렌다. 봄을 기다려온 이들을 위해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 열차여행과 영덕 대게 소식을 전한다. 가족, 연인과 함께 상춘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

개장 58일 간 내외국인 관광객 10만여명
승부역까지 5.6㎞ 트레킹코스 지금 제격

봉화군 소천면에 있는 기차역인 분천역(汾川驛)과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철암역(鐵岩驛) 사이 영동선(27.7㎞) 구간엔 백두대간의 역사·문화·생태를 탐방할 수 있는 열차가 다닌다.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다. 백두대간 협곡 구간(분천∼비동∼양원∼승부∼철암)을 왕복 운행하는 국내 최초의 파노라마 관광열차이기도 하다.

협곡열차가 기적 소리를 내면서 주변 마을에서는 난리가 났다. 좀 과장하면 ‘전쟁통 난리는 난리도 아닐 정도’란 말이 나돌 정도다. 소문을 들은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든 것이다.

2013년 4월12일 첫 운행에 들어간 이후 지난 20일 현재까지 2년 동안 협곡열차에 몸을 실은 관광객은 무려 34만8천650명. 월평균 1만4천여명이 이용했다.

덕분에 분천역이 자리한 소천면은 조용한 산골마을에서 세계적인 관광마을로 거듭났다. 하루 평균 1천500여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이 분천역을 찾으면서 예전엔 하루에 단 한 대조차 볼 수 없었던 관광버스가 15~20대로 불어났다. 마을장터, 잡화상점, 식당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고, 전에 없던 민박집까지 생겨났다. 철암마을 역시 쇠락한 폐광마을에서 금빛추억을 담을 수 있는 마을로 변신했다.

여기다 경북도와 봉화군, 코레일이 분천역에 ‘산타마을’을 조성하면서 분천마을은 대한민국 겨울철 대표 여행지로 등극했다. 1956년 1월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분천역은 6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한여름 밤의 산타마을

분천역 산타마을은 지난해 12월20일 탄생했다. 분천역과 마을에 어릴 적 동심이 짙게 배인 산타클로스의 스토리를 접목해 겨울여행 상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관광객은 분천역에서 내려 5분가량 걸으면 대형 산타클로스와 눈사람을 마주한다. 산타시네마와 갤러리에서 눈을 즐겁게 하고, 눈·얼음 썰매, 루돌프 당나귀를 타면서 체험도 할 수 있다.

산타마을이 생겨나면서 협곡열차는 ‘산타마을로 떠나는 눈꽃열차’라는 낭만적인 별칭도 달았다. 덕분에 산타마을은 지난 2월15일까지 개장 58일 동안 10만명을 웃도는 관광객을 맞이했다.

올해 산타마을은 12월10일을 전후해 다시 문을 연다. 작년보다 열흘가량 앞당긴 것이다. 반응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12월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그래서 산타마을은 올여름엔 ‘한여름 밤의 크리스마스 캠프’를 열 계획이다. 캠프는 마침 봉화 내성천에 열리는 은어축제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산타마을과 은어축제장 간 거리는 자동차로 30분이면 충분하다.

◆트레킹으로 즐기는 낙동정맥

협곡열차는 백두대간 낙동정맥을 지난다. 걸어서 갈 순 없을까. 있다. 분천역~승부역(承富驛) 간 5.6㎞ 구간은 트레킹이 가능하다. 낙동정맥 트레킹 코스다. 이곳은 가을이면 곱게 물든 단풍으로 절정을 이룬다. 봄철 역시 이에 못잖은 풍광을 즐길 수 있다.

트레킹 코스는 두 갈래 길이다. 분천역에서 낙동정맥 트레일 안내센터를 지나 비동 임시승강장에서 좌측으로 비동마을을 거쳐 승부역에 도착하는 길과 우측으로 양원역과 영암선 개통기념비를 지나 승부역에 도착하는 코스로 나뉜다.

영암선 개통기념비에선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 비문을 볼 수 있다. 양원역은 국내에서 가장 규모(2평 남짓)가 작은 민자역사(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듦)다.

분천역은 2013년 5월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스위스 마터호른봉 인근 산촌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했다. 분천역은 스위스 전통 목조 가옥 모습으로 꾸며졌고, 스위스 기차역의 상징인 몬다인 시계도 설치됐다. 두 역사 모두 협곡을 달리는 파노라마 관광열차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이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분천역~철암역 구간은 ‘중부내륙 순환열차’(O-train) 코스의 일부분이다. 순환열차는 분천~철암~태백~민둥산~영월~제천~단양~풍기~봉화~춘양~분천 구간(257.2㎞)을 운행한다. 경북·강원·충북 등 3개 지역을 관광벨트로 묶은 관광열차다. 협곡열차와 함께 운행을 시작해 지금까지 32만여명이 이용했다.

이두환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협곡열차 주변의 빼어난 강과 협곡, 트레킹 코스를 활용해 산타마을에 겨울철뿐만 아니라 사계절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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