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때문에 속터진 서민 속앓는 은행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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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26   |  발행일 2015-03-26 제16면   |  수정 2015-03-26

정부가 가계부채 구조개선을 위해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이 실질적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에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다. 은행권은 가뜩이나 초저금리에 수익성이 나쁜데 추가적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저소득층엔 그림의 떡
원금·이자 동시 상환 부담
실질혜택은 중산층이 누려

은행권은 볼멘소리
초저금리에 수익 악화 우려
최대 1600억원 손실 추산

◆저소득층 등 서민 지원 외면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신청자중에 저소득층은 거의 없고, 실질적 혜택은 중산층이상이 누리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이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아나가는 상품이다 보니 저소득층은 매월 추가되는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서민들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한도 부족 등으로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는 경우가 많은데 2금융권은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다보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소비자원은 25일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부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원을 받아야 할 서민들은 혜택을 누리기 힘들어, 되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소원은 △안심전환대출 대상을 2금융권으로 확대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 기존 정책금융 대출자에 대한 전환기준 제시 △만기상환금에 대한 부담을 소득별로 차등해 만기시 50%, 70% 등 상환 다양화 등을 개선사항으로 제시했다.

안심전환대출이 서민계층위주로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신협, 단위농협 등 제2금융권으로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2금융권 대출자의 수요가 많지 않아 실효성이 적을 것이라는 전망과 2금융권의 수익성 악화 우려로 인한 불만이 섞이고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1금융권 대출자도 원금과 이자 동시 상환에 부담을 가져 전환을 기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하물며 2금융권에서는 더욱 전환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서민의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다면 애초에 저소득층 우대 같은 서민을 위한 추가 혜택도 내놓았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은행도 수익성 악화 속앓이

정부의 안심전환대출 출시에 은행들은 겉으로는 순순히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지만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위해 창구를 찾는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하루종일 울리는 문의전화 때문에 업무에 어려움이 많지만 정작 이는 은행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안심전환대출 출시로 인한 은행권 손실이 1천400억∼1천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은 평균금리가 연 3.5%대에 달하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2.6%대 낮은 금리의 안심전환대출로 바꿔주어야 해 취급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품이라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상품을 권하지 않는다”고 속내를 전했다.

2금융권도 금융당국의 확대 검토에 벌써부터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지역 신협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 2금융권 확대는 2금융권 입장에서 공신력은 좋아지겠지만 수익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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