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가장 어두운 터널 지나고 있다”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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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27 07:19  |  수정 2015-03-27 07:19  |  발행일 2015-03-27 제1면
권오준 회장, 포스코건설 검찰 수사 장기화 우려 표명
사우디와 ‘합작’ 지연 가능성…재무구조 개선도 차질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검찰의 포스코건설 수사와 관련해 수사가 자칫 장기화되면 포스코의 장래를 결정하게 될 주요 프로젝트의 추진이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권 회장은 25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5 포스코청암상 시상식’에서 “(포스코는 지금) 세계적인 철강경기 불황과 맞물려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포스코건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현재 실행 중인 사업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걱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권 회장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합작 사업(영남일보 3월14일자 8면, 3월20일자 2면 보도)이 예정보다 지연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사우디와의) 합작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에서도 이번 사건만 놓고 포스코를 판단하는 건 아니다. 미래의 포스코를 생각하며 관계를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과의 중동 순방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건설·자동차를 포함한 전 산업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사인했다. 계약규모는 10억달러에 달하며, PIF가 포스코건설 지분을 인수하고 양사가 현지 건설을 도맡을 조인트벤처(합작사)를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포스코건설이 자동차 공장을 짓고 포스코가 생산한 자동차 강판 등을 대우인터내셔널이 공급하는 사우디 국민차 생산 프로젝트도 논의됐다. 권 회장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사우디와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검찰수사가 확대되면서 사업 지연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비친 것이다.

특히 PIF 측이 포스코건설의 지분 인수를 재검토하거나 미룰 경우 포스코그룹이 대거 참여한 사우디 국민차 공장 사업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포스코건설의 지분 매각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권 회장이 줄곧 강조해오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차질이 생긴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으로 1조원가량의 현금 확보를 기대했다.

이 밖에 포스코는 상반기 중 포스코건설의 상장 전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 조달을 해 연내 IPO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수사 여파로 IPO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의 이날 인사말은 검찰 수사에 대해 성실히 협조해 조기에 의혹이 해소,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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