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화의 패션스토리] 돌아온 복고풍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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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27   |  발행일 2015-03-27 제40면   |  수정 2015-03-27
옷장 속의 입던 플레어 팬츠·그래픽 패턴 스카프를 꺼내 보자
[정미화의 패션스토리] 돌아온 복고풍  패션

요즘 복고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세월 속에 잊혀갔던 스타들의 소식이 TV 또는 여러 미디어에 의해 재조명됨은 물론이고 잊고 있던 옛 노래를 들으며 흐뭇해하는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서 복고는 새롭고 미래적인 것보다 오히려 멋져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패션 시장에서도 역력히 보인다.

얼마 전 크게 유행했던 퓨처리즘에 대해 조명했던 때가 무색할 만큼 우리는 자꾸 과거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번 2015 S/S, 패션계의 시선은 1970년대로 향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쎄시봉’에서와 같이, 70년대는 낭만과 사색이 넘치고 음악과 패션 등 다양한 문화 예술 방면에서도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젊은이의 움직임이 돋보이던 때다. 60년대 글래머러스함과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옷차림을 뒤로하고 여성들은 바지를 즐겨 입기 시작했으며 히피스타일이 유행했다.

여러 스타일이 동시에 유행한 1970년대 룩에서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내세운 아이템은 플레어 팬츠다. 디스코 음악의 리듬에 맞춰 등장한 플레어 팬츠는 윗부분은 타이트하다가 아랫부분으로 갈수록 넓게 떨어지는 실루엣이 특징인데 주로 딱 달라붙는 상의와 기나긴 바짓단을 감당할 만큼 굽 높은 플랫폼 슈즈를 함께 매치하곤 했다.

이번 시즌 70년대 레트로 풍을 가장 잘 살린 디자이너로 찬사를 받고 있는 에밀리오 푸치의 2015 S/S 에서는 당시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린, 화려한 색감의 플레어 팬츠 슈트를 볼 수 있었다. 그 시대에 함께 유행했던 브라운 컬러의 크로세 니트와 히피 풍의 벨트, 그리고 목을 감는 짧은 스카프까지, 그야말로 1970년대 젊은이의 패션을 그대로 옮겨온 분위기로 런웨이 무대를 메웠다. 1970년대의 분위기를 더하더라도 분명 현대적 취향과는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 디자이너 데렉 램은 현대적 뉘앙스로 플레어 팬츠를 해석한 듯하다. 그는 파스텔 톤의 스웨이드 또는 가죽 재킷과 함께 매치하여 플레어 팬츠는 어떻게 입는 것이 가장 멋스러운가를 보여주는 듯했다. 반면 그래픽 아트가 그려진 셔츠에 큼직한 보잉 선글라스와 함께 매치한 아크네 스튜디오가 선보인 플레어 팬츠는 분명 그 시절의 플레어 팬츠의 실루엣은 유지하였으나 70년대의 분위기와는 다른, 현대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이번 시즌, 샤넬쇼에서 등장한 폭이 넓은 팬츠 슈트도 이 시절을 회상시키는 룩이다. 함께 매치한 굽이 낮은 납작한 스트랩 로퍼까지, 떳떳이 할 말을 기꺼이 하고 자유로운 권리를 주장하는 1970년대의 활동적인 여성상을 그려냈다.

히피와 에스닉 또한 1970년대를 대표하는 트렌드 중 하나다. 매 시즌 다양한 색감의 페이즐리 패턴으로 사랑받고 있는 에트로는 에스닉풍의 롱 드레스를 대거 선보였고 데님과 기계적 플리츠 장식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인 로베르토 카발리, 스트라이프를 가미한 시스루 플라멩코 스타일의 스커트를 선보인 소니아 리키엘까지, 제각각의 방식으로 선보인 보헤미안 스타일의 룩이 돋보인다. 에디 슬리먼이 지휘한 생로랑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 듯했다. 프린지와 데님 쇼츠, 그리고 모피 재킷, 블링블링한 스팽글 소재의 미니 드레스에 실크 스카프 등, 1970년대를 연상시키는 여러 요소들을 한꺼번에 섞은 히피 룩을 연출했다. 70년대를 사는 반항적인 성향을 지닌 젊은이들의 분위기를 그려냈지만 현대적인 요소들과 결합하여 전혀 어색하지 않은 모던 히피 스타일을 완성한 것이다.

그 외 파예 백과 화려한 무늬의 실크 스카프, 스웨이드 부츠, 그리고 자연스레 헝클어진 헤어스타일 등 복고적 요소들 또한 ‘모던 레트로’라는 굵직한 트렌드와 함께 주목 받고 있다.

유행이라고 해서 사진 또는 화면 속에서나 보던 1970년대 풍을 재현하기 위해 고민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예전에 입던 옷장 속 플레어 팬츠와 그래픽 패턴의 복고풍 스카프를 슥 둘러보자.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1970년대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임과 동시에 가장 현명하게 이번 시즌 트렌드를 연출할 수 있다.

패션저널리스트 mihwa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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