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똘아빠의 식도락] 경주 닭 코스요리집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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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27   |  발행일 2015-03-27 제41면   |  수정 2015-03-27
[짱똘아빠의 식도락] 경주 닭 코스요리집 ‘아리랑’

또다시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건 저마다 다르겠지만 봄의 경우는 몇해 전부터 라디오나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통해서 가장 먼저 알 수가 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2012년 3월부터 매년 봄이면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바로 그 노래이다.

이 노래처럼 봄하면 벚꽃을 빼놓을 수가 없다. 눈이 부시도록 화사하게 만개한 벚꽃을 바라보노라면 아무리 무뚝뚝한 사람도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기 마련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진해 군항제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벚꽃축제를 개최할 만큼 한국인들의 벚꽃사랑은 뜨겁기만 하다. 벚꽃의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것도 있겠지만, 긴긴 겨울이 끝나고 비로소 봄이 온 것에 대한 반가움이 더 큰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대구에는 팔공산과 앞산이 벚꽃놀이의 메카와도 같은 곳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벚꽃하면 경주 보문단지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천년의 고도가 주는 고즈넉한 느낌에 벚꽃의 정취까지 더해지니 이 봄날 가장 아름다운 도시가 바로 경주가 아닐까 싶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벚꽃의 정취에 흠뻑 젖었다면 이제는 배를 채워야 할 시간이다.

순두부와 쌈밥, 한정식 등이 경주를 대표하는 먹거리이지만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음식에 더 가깝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온가족이 맛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을 한군데 소개한다.

보문단지 인근에 있는 ‘아리랑’은 흔히 보기 힘든 닭코스요리를 선보이는 집이다.

국민간식인 치킨이나 보양식의 대표주자인 백숙, 그리고 닭갈비 정도가 흔히 생각하는 닭요리이지만 아리랑에서는 이색적인 닭요리를 맛볼 수가 있다.

코스의 첫째는 샤부샤부(사진)이다. ‘닭으로 샤부샤부를?’이란 생각도 잠시, 부드러운 닭가슴살을 먹기좋게 저며서 육수에 담가 먹어보면 흔히 먹는 소고기 샤부와는 다른 별미란 걸 알게 된다. 누린내 없이 깔끔한 맛에서 질좋은 닭을 사용한다는 게 느껴진다.

둘째 코스는 백숙이다. 가슴살을 제외한 다른 부위로 고아냈지만 실한 닭을 사용해서인지 양이 제법 된다.

샤부샤부에 백숙까지 먹고 나면 고소한 녹두죽이 등장할 차례. 아무리 고기로 배를 채워도 꼭 밥을 먹어야 하듯이 마지막 죽 한그릇은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이다. 이미 배가 남산만큼 불러오지만 라면 사리 하나 추가하는 것도 빼놓으면 안된다. 샤부샤부를 해먹었던 담백하고 구수한 육수에 사리 하나 넣어서 먹으면 마지막까지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다. 한때 유행했던 꼬꼬면의 오리지널 버전이 아닐까 싶다.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가 짧아서 아쉽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이 있기도 하다. 올해 벚꽃이 필 때는 경주를 찾아가는 게 어떨까. 눈도 입도 모두 즐거운 보문단지가 그리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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